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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안전주사소' 폐쇄 강행 여론 분분 '중독 위기의 새 뇌관'

Toronto

2026.06.29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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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은 유익하다는데…”
[Youtube @CTV News 캡처]

[Youtube @CTV News 캡처]

 
캐나다인 대다수 “안전주사소, 범죄 증가 없고 과다복용 예방에 유익”… 국제 학술지 최신 연구 발표
앨버타·온타리오주 정부, ‘치료·회복 중심’ 기조 하에 주사소 전격 폐쇄… 65% 사망 감소 정책 성과 강조
“길거리 사망 폭증할 것” 거센 반발… 현장 수령자들 법원 가처분 신청 등 사법적 전면전 점화
 
캐나다 전역을 휩쓸고 있는 독성 마약 위기 속에서 중독자들에게 안전한 투약 공간을 제공해 온 ‘안전주사소(Supervised Consumption Sites)’의 존폐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커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대규모 국책 여론 조사 결과 캐나다 국민 대다수는 이러한 시설이 지역 사회와 보건 시스템에 유익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온타리오주와 앨버타주 등 주요 광역 정부들은 치안 불안과 정책 실패를 이유로 시설 폐쇄를 전격 강행하고 있어, 현장의 구호 단체 및 중독 경험자들과의 법적·정치적 전면전이 불가피해졌다.
 
국민 2,900명 “안전주사소 유익” 압도적 지지… 정부는 ‘치료 허브’ 전환 명분으로 폐쇄 강행
 
국제 의약 정책 학술지(International Journal of Drug Policy)에 게재된 최신 전국 단위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인들은 안전주사소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거나 중립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약 2,900명의 캐나다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안전주사소가 마약 과다복용 및 감염 위험을 줄이고, 공공장소에서의 무분별한 마약 투약과 버려지는 주삿바늘을 감소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중독 의학 전문가인 몬티 고쉬 박사는 "주민들은 이 시설이 주변 지역의 범죄율 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비교적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인식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민심과 달리 정치권의 행보는 정반대로 향하고 있다. 앨버타주 정부는 당장 6월 30일을 기해 캘거리와 레스브릿지의 핵심 안전주사소 두 곳을 전격 폐쇄한다. 온타리오주 정부 역시 도심 내 안전주사소 여러 곳을 전면 폐쇄하고 이를 복합 ‘치료 허브’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주 정부들은 과거의 응급 처치식 개입이 중독자들을 거리의 천막촌에 방치했을 뿐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이제는 철저히 ‘회복과 치료 중심 모델’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내 목숨 구한 생명선” 당사자들의 절규… 카펜타닐 유입 등 치명적 마약 시장 변동성 경고
 
정부의 강경책에 대해 현장의 목소리는 공포와 우려로 가득 차 있다. 안전주사소 덕분에 6개월간 마약을 끊고 당당한 아버지로 복귀했다고 밝힌 트래비스 페디 씨는 "지난해 11월 주사소 안에서 과다복용으로 쓰러졌을 때 해독제(나르칸) 17대를 맞고 간신히 살아났다"며 "시설이 폐쇄되면 갈 곳 없는 이들이 다시 거리로 밀려나 숨지게 될 것이고, 병원 응급실과 치안 시스템은 마비될 것"이라고 절규했다. 그는 주 정부의 폐쇄 명령을 막기 위해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며, 기각되자 현재 항소법원에 재판을 청구한 상태다.
 
의료계 역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최근 캐나다 불법 마약 시장에 동물용으로 개발된 극독성 합성 오피오이드인 ‘카펜타닐(Carfentanil)’이 대량 유입되면서 치사율이 걷잡을 수 없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안전주사소가 단순한 투약 공간을 넘어 치명적인 마약 성분을 모니터링하고 중독자들을 치료 제도로 유입시키는 유일한 ‘관문’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강조한다. 공급망의 휘발성이 극에 달한 시점에 안전망을 걷어내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다는 경고다.
 
‘수치적 성과’ 이면의 사각지대… 일방적 폐쇄보다 연착륙 유도하는 정교한 세부 조율 절실
 
 
앨버타주 중독관리부는 2023년 정점을 찍은 이후 오피오이드 관련 사망자가 캘거리에서 65%, 주 전체적으로 39% 감소했다는 통계를 제시하며 현 정책의 정당성을 홍보하고 있다. 수치상으로 보면 정부의 회복 중심 모델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통계적 착시 이면에는 시설 폐쇄로 인해 당장 오늘 밤 길거리에서 소리 없이 죽어갈 사회적 최약자들의 생명권이 배제되어 있다. 중독 치료 침상 수 확대나 24시간 대응팀 운영 같은 사후책이 마련된다 한들, 이들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리던 현장 주사소가 사라진다면 복지 사각지대는 더욱 넓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의 정책 기조가 ‘회복’으로 향하는 방향성 자체는 옳다. 그러나 이 과정이 이념적 논리에 치우쳐 현장의 실태를 무시한 채 일방적인 통보와 차단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마약 유입과 유통에 관련된 범죄의 처벌을 보다 강력하게 추진하는 것이 우선적이어야 한다.
 
진정한 포용 사회는 중독자들을 도심의 흉물로 취급해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안전주사소라는 생명선을 유지하면서 치료 허브로의 자연스러운 연착륙을 유도하는 정교한 디테일에 있다. 법원의 최종 판결을 앞둔 지금, 사법부와 정계는 숫자로 표현되는 행정적 성과보다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이라는 본질적인 가치를 최우선에 두고 정책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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