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기 강남구청장 당선인은 서울시의회 의장 출신 첫 구청장이다. 김 당선인을 강남보건소에 마련된 당선인 사무실에서 만났다. 사진 강남구
김현기(70) 강남구청장 당선인은 서울시의회 의장 출신으로 처음으로 서울 구청장에 당선됐다. 4선 서울시의원을 지낸 그는 취임 첫날 1호 업무로 구청장 직속 ‘강남 재건축 신속화합 태스크포스(TF)’ 설치안을 결재할 예정이다. 구청장이 직접 단장을 맡아 TF에서 교통ㆍ환경 등 부서별로 흩어진 재건축 업무를 한곳에서 처리하는 원스톱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29일 당선인 사무실이 있는 서울 강남보건소에서 만난 그는 “지금 서울 집값이 오르는 가장 큰 원인은 공급 부족인데, 정부가 내놓은 공급 대책은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 재건축 TF부터 만드는 이유는.
A : “빠른 공급을 위해 속도전이 필요하다. 재건축과가 있지만, 관련 부서 협의를 거치다 보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재건축은 시간이 생명이고, 곧 돈이다. 관련 부서를 TF로 한데 모아 사업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겠다.”
Q : 서울 집값이 다시 오름세다. 안정화를 위해 필요한 정책은 무엇이라고 보나.
A : “대통령이 ‘정부 이기는 시장은 없다’고 말했지만 아주 잘못된 인식이다. 시장 이기는 정부는 없다. 정부는 시장 원리에 맞게 부동산 정책을 준비하고 실행해야 한다. 서울 집값이 오르는 가장 큰 원인은 공급 부족이다. 반면 정부가 내놓은 공급 대책은 굉장히 부실하다. 임대주택 중심의 공급으로는 실제 수요를 맞출 수 없다. 공급에 대한 신뢰만 생겨도 실수요자는 기다릴 수 있다.”
Q : 정부가 부동산 보유세 강화를 예고했는데.
A : “문재인 정부 때 이미 참담하게 실패한 정책이다. 집값은 오르는데 세금만 늘리니 국민 부담만 커졌다. 강남 주민들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시장 원리를 거스르는 정책은 오래갈 수도, 성공할 수도 없다.”
정부가 공공주택 공급 계획을 밝힌 서울 강남구청 청사 모습. 중앙포토
Q : 정부가 현재 강남구청 부지에 공공주택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A : “주민 의견을 충분히 듣지 않은 채 발표한 것이 문제다. 대치동 세텍(SETEC) 부지로 청사 이전 여부를 포함해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동의를 얻어 방향을 정하겠다.”
Q : 이번 선거로 서울시의회가 민주당 다수 체제로 바뀌었다. 민선9기 서울시정이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A : “오세훈 시장이 정치력을 발휘할 때가 됐다. 2010년 무상급식 사태를 반복해선 안 된다. 의회도 밀어붙이기식 정쟁에만 함몰돼선 안 된다. 경제도 어렵고, 시민도 피곤해진다.”
김 당선인은 올해 초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났을 때 두 가지 당부를 들었다고 소개했다. 강남의 K-콘텐트를 활용할 수 있는 공연장을 만들고, 영동대로에서 열리는 강남페스티벌을 압구정로로 옮겨 주민이 함께하는 지역 대표 축제로 만들라는 것이었다. 그는 “강남페스티벌을 주민들이 일상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4년 임기를 마칠 때 ‘강남 대전환의 출발점을 만든 구청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했다. 그는 “강남은 지금까지 국가와 서울시의 지원 속에 성장했지만, 앞으로 스스로 성장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며 “의료관광, 로봇산업, K콘텐트 등 강남만의 경쟁력을 키워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