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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넘게 ‘지연된 정의’… 애틀랜타 스파 총격범 재판 시작도 못해

Atlanta

2026.06.2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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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변호인 교체... 10월에 다시 예심
판사 “더이상 추가 연기는 불가능” 못박아
29일 풀턴카운티 법원에서 열린 사건 진행 상황 심리에 출석한 롱(가운데)과 스투델스카 변호인. [FOX 뉴스 제공]

29일 풀턴카운티 법원에서 열린 사건 진행 상황 심리에 출석한 롱(가운데)과 스투델스카 변호인. [FOX 뉴스 제공]

2021년 애틀랜타 스파 총격범 로버트 애런 롱의 형사재판이 결국 시작조차 못했다. 롱이 증거 능력을 문제삼고, 변호인을 반복 교체하면서 재판이 5년 넘게 미뤄지고 있다.
 
29일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수피리어 법원(우랄 글랜빌 판사)은 예심(status conference)을 열어 롱 측 변호인단의 일정 연기 신청을 일부 수용, 3개월 뒤인 10월 6일 다시 심리를 열기로 했다. 지난달 수석 변호인 사임 후 새로 선임된 롱의 국선 변호인 나다니엘 스투델스카 변호사는 “180GB(기가바이트)에 달하는 방대한 검찰 수사 자료를 검토할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사건의 모든 측면을 검토해 직무상 책임을 다하려면 재판을 9~12개월 늦춰야 한다”고 요청했다.
 
29일 풀턴 카운티 법원 J1동 빌딩 8층에서 애틀랜타 스파 총격범에 대한 형사재판이 열리고 있다. 장채원 기자

29일 풀턴 카운티 법원 J1동 빌딩 8층에서 애틀랜타 스파 총격범에 대한 형사재판이 열리고 있다. 장채원 기자

재판부는 재판 지연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우랄 글랜빌 판사는 “기소 단계부터의 진술을 뒤집을 작정이 아니라면 공판을 앞두고 새로 투입된 변호인이 서류를 하나씩 다시 봐야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며 “법원은 수정헌법 6조에 따라 변호인 조력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지만 갑작스런 변호인 교체로 재판을 1년이나 지연시키는 것을 납득하기엔 의문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롱은 변호인 교체 사유를 재판부에 밝히지 않았다. 판사는 “재판이 시작한 지 5년이 지난 지금, 이런 요청을 하기에는 최악의 시점(horrible timing)”이라며 “3개월의 시간을 줄 수 있지만, 추후 단순히 ‘수천 테라바이트’의 자료가 있다는 식의 모호한 설명으로 일정 재연기는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은 어렵거나 복잡한 것이 없다”며 “사건이 갖는 사회적 의미·중요도와 별도로 사실관계는 꽤 단순하고 명확하기 때문에 모든 서류를 일일이 검토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롱은 2021년 3월 16일 체로키 카운티 마사지숍과 애틀랜타 풀턴 카운티 스파 2곳에서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모두 8명을 총으로 쏴 살해했다. 체로키 카운티 법원은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했다. 풀턴 카운티 검찰은 별도로 19개 혐의를 적용해 사형을 구형했다.
 
조지아 주법에 따라 검찰이 사형을 구형할 시 피고인은 자격을 갖춘 변호사 2명을 선임해야 한다. 롱은 기소된 후 지금까지 총 5명의 변호인을 뒀다. 그는 범행 당시 21세에 불과해 성숙한 사고가 어려웠다는 이유로 사형 구형 무효화를 여러 차례 요청했다. 또 체포 직후 용의자 심문에서 변호인을 대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해 진술의 증거 능력을 문제삼기도 했다.
 
오는 10월 심리 기일은 본안 재판 시작을 결정하는 마지막 단계의 진행상황 점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후 판사는 공판 개시일을 지정한다.
 
보니 윤 조지아 아태계 변호사협회(GAPABA) 이사는 “지연된 정의는 더이상 정의가 아니다”라는 법률 격언을 들어 “사법부가 수년째 증오범죄 판결을 내지 못하는 것은 사회적 약자에게 시스템적인 차별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장채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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