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한인 학부모 162명 뭉쳐 교육구 움직였다

Los Angeles

2026.06.29 19:56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인종차별 맞서 공동 대응
전학년에 포용교육 실시
“차별 겪으면 목소리 내야”
글렌데일 마크 케펠 초등학교 한국어 이중언어반(DLI) 학생들에 대한 인종차별 사건이 불거진 이후〈본지 6월 29일자 A-3면〉 글렌데일 통합교육구(GUSD)가 독립 조사 과정과 학교 측의 후속 조치 내용을 공개했다.
 

관련기사

교육 현장에서는 이번 사례를 두고 한인 학부모들의 조직적인 문제 제기가 교육구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사례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앞서 학부모 162명은 공동 서한을 통해 한국어 이중언어반(DLI) 학생들을 향해 일부 학생들이 인종 비하 발언을 하자 전면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강력히 요구했다.
 
당시 학생들은 한인 학생들을 향해 눈을 찢는 동작을 하며“한국인들은 나가라(Get the Koreans out)”, “한국인, 멍청한 머리를 써라”, “한국인은 똑똑한 줄 알았다”, “중국인·일본인·한국인은 다 똑같다” 등 인종 비하 발언을 이어갔다.
 
이에 교육구는 외부 로펌인 ‘페이건 프리드먼 앤드 풀프로스트’를 선임해 독립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과정에서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 학교 관리자 등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가 진행됐으며, 이메일과 학교 기록 등 관련 자료도 종합적으로 검토됐다.
 
사건 직후 교장과 부교장은 가해 학생들에 대한 정학 처분은 물론 간담회를 열어 학생들의 의견을 직접 청취하고 재발 방지 규정 등을 함께 마련했다. 피해 학생들에게는 학교 상담사를 통해 개별 심리 상담을 지원했으며, 전 학년을 대상으로 존중과 포용, 차별적 언어가 미치는 영향 등을 주제로 한 학급별 교육도 실시했다. 이어 2~5학년 모든 학급을 순회하며 학생들과 대화를 이어갔고, TK(유치원 준비반)부터 1학년 학생들을 위한 별도 교육 계획도 수립했다. GUSD 측은 “교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한 추가 연수와 외부 전문가 교육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교육 현장에서는 이번 사례처럼 학교와 교육구에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학부모 서은정(44·토런스)씨는 “한인 등 아시아계 부모들은 자녀가 인종과 관련한 부당한 일을 겪을 경우 정확하게 의사를 표현하도록 교육해야 한다”며 “학교에서도 아이들 사이에서 관련 교육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음식이나 영어 발음 등을 두고 비하성 발언이 오가는 경우가 있는데 학생과 학부모, 교육구가 함께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인이 다수 재학 중인 사이프리스 고등학교의 지니 심 교사는 “이번처럼 학부모들이 교육구에 직접 문제를 제기한 것은 매우 적절한 대응이었다”며 “신고와 민원, 공동 서한 같은 공식 기록이 축적될수록 교육구도 학교별 문제를 더 정확하게 파악하고 유사 사례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GUSD 측은 조사 직후 학부모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조사는 끝났지만 모든 학생이 안전하고 환영받는 학교를 만드는 일은 이제 시작”이라며 “인종차별과 차별, 괴롭힘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한길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