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유통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2012년 이후 대형마트 중심의 규제 체계가 여전해 시장 불균형을 초래하는 만큼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형마트 새벽배송 금지, 의무휴업일 제도 등을 완화해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미다.
30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온라인 유통의 성장과 유통시장 정책 개선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전체 유통시장 매출에서 온라인 유통시장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달한다. 쿠팡 등 온라인 유통시장이 유통산업의 핵심 축으로 전환됐다는 걸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2024년 기준 온라인 유통시장 규모는 약 97조7400억원으로, 2018년 시장 규모인 48조500억원의 두 배를 웃돈다. 전체 유통시장 매출이 2024년 한 해 8.2%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오프라인 유통시장 매출은 2% 증가에 그친 반면, 온라인 유통시장 매출은 15%나 급증했다.
이러한 온라인 유통의 성장이 가장 크게 타격을 준 건 지역 골목상권이 아닌 대형마트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 1인당 온라인 지출(로그화)이 1% 증가할 때, 대형마트 매출은 0.264% 감소했다. 2020년~2024년 월별 신한카드 결제금액 자료를 읍면동 수준에서 집계해 분석한 결과다. 온라인 지출은 G마켓, 11번가 등 16개 주요 온라인 플랫폼(네이버 스토어 제외) 결제금액을 합산했다.
반면, 기업형슈퍼마켓(SSM), 편의점, 정육점 등 기타 전문유통업은 온라인 유통채널과 동반성장했다. 지역(읍면동)의 1인당 온라인 지출이 1% 증가할 때 해당 업계 매출도 각각 0.221%, 0.324%, 0.356% 늘었다. 동네 상점은 소비자와의 물리적 근접성을 활용해 온라인 유통채널과는 차별화된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2020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전국 편의점 업체 수는 약 27.6% 늘었다.
쿠팡의 로켓배송으로 대표되는 당일배송 체계 도입은 오프라인 유통시장을 더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로켓배송이 도입된 지역의 경우 온라인 지출이 1% 증가할 때 소비자 1인당 오프라인 결제 건수는 0.01%, 오프라인 유통업체당 소비자 수는 0.023% 추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공 KDI 연구위원은 “현재로서는 로켓배송이 유통시장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지만, 향후 배송 체계의 고도화가 더욱 진전될 경우 오프라인 유통시장의 매출과 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온라인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마트를 규제하는 것이 전통시장 보호에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오프라인 중심의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해 온ㆍ오프라인 채널 간 규제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