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건강보험인 메디캘(Medi-Cal)의 치과 예산 삭감이 막판에 극적으로 유예되면서 수백만 명의 환자가 한숨을 돌리게 됐다.
가주 의회와 개빈 뉴섬 주지사는 2026-2027 회계연도 예산안에 메디캘 치과(Medi-Cal Dental) 예산을 1년 더 유지하는 내용을 포함하기로 26일 합의했다. 이에 따라 당초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던 약 10억 달러 규모의 예산 삭감은 2027년 7월 1일로 1년 연기됐다. 수혜자들은 당분간 기존 치과 보험 혜택을 계속 받을 수 있다.
이번 결정으로 현재 메디캘 치과 수가(reimbursement rate)는 그대로 유지되며, 서류미비자 등에게도 기존 치과 혜택이 당분간 계속 제공된다. 당초에는 메디캘 규정상 적격 이민 신분을 갖추지 못한 만 19세 이상 성인 가입자의 정기검진과 스케일링, 예방치료 등 일반 치과 혜택이 내달 1일부터 중단되고 응급 치과 진료만 보장될 예정이었다.
이번 예산안은 막판 협상 끝에 극적으로 확정됐다. 당초 7월 1일부터 치과 예산이 대폭 삭감될 예정이었으나, 치과 업계와 시민단체의 강한 반발이 이어지면서 최종 예산안에는 기존 예산을 1년 더 유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로버트 핸런 가주치과협회(CDA) 회장은 “주지사와 주 의회가 수백만 명의 취약계층이 기본적인 치과 진료를 잃는 상황을 막는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며 “대규모 삭감이 단기 연기에 그친 만큼 메디캘 예산의 장기적인 안정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산 삭감 저지를 위해 CDA와 의료·노인·아동 단체 등 125개 단체가 참여한 ‘치과 진료 지키기(Save Our Dental Care)’ 연합은 치과의사와 회원 4800여 명이 참여한 서명 및 입법 활동을 벌였다. 이들은 주지사와 주 의회에 1만 2000통 이상의 이메일을 보내고, 234건의 사례를 제출했으며, 주 의원들과 57차례 면담을 진행했다.
CDA 측은 “이번 예산으로 메디캘 치과는 당분간 숨통을 틔우게 됐지만, 예산 삭감은 2027년 7월로 미뤄졌을 뿐”이라며 “차기 주지사와 주 의회를 상대로 삭감이 완전히 철회될 때까지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주 정부는 재정 적자를 이유로 메디캘 치과 예산의 약 3분의 1을 삭감하는 방안을 추진했었다. 삭감안이 시행되면 2016년 주민투표로 통과된 담배세 인상안인 ‘주민발의안 56(Proposition 56)’을 통해 인상됐던 메디캘 치과 수가가 사실상 1990년대 수준으로 되돌아가고, 수백만 명의 저소득층이 치과 진료를 받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한편, CDA가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메디캘 환자를 진료하는 치과의사의 49%가 예산 삭감이 현실화될 경우 메디캘 프로그램에서 탈퇴하겠다고 답했다. 메디캘 치과는 현재 가주 아동의 절반과 성인 3명 중 1명이 이용하는 공공 치과보험이다. 주민발의안 56 시행 이후 메디캘 환자의 신규 치과 방문은 37%, 메디캘 진료 치과는 3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