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7년 가까이 된 구형 차량에도 최신 완전자율주행(FSD·Full Self-Driving) 소프트웨어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하드웨어를 교체하지 않고도 소프트웨어만으로 구형 차량의 자율주행 성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발표 직후 테슬라 주가는 8% 넘게 급등했다.
아쇼크 엘루스와미 테슬라 AI(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총괄 부사장은 29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를 통해 “FSD V14 라이트(Lite)가 AI3(하드웨어 3세대) 얼리 액세스 고객을 대상으로 배포되기 시작했다”며 “고객 피드백을 바탕으로 향후 몇 주 동안 적용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AI4(하드웨어 4세대)의 V14 시리즈 주행 행동을 AI3 차량의 카메라와 컴퓨팅 환경에 맞게 최적화해 이식했다”며 “도심 주행 목적지 옵션과 속도 프로파일 기능을 포함했고, 무엇보다 안전성이 크게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업데이트는 2019년부터 적용된 하드웨어 3세대(HW3)가 탑재된 차량을 대상으로 한다. 업계에서는 연산 성능 한계 때문에 HW3 차량은 최신 FSD를 지원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해 왔지만, 테슬라는 소프트웨어 최적화를 통해 이를 구현했다. 사실상 7년 된 차량도 최신 자율주행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길을 연 셈이다.
아쇼크 엘루스와미 테슬라 AI(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총괄 부사장 SNS 캡처
특히 올해 4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HW3의 성능 한계를 인정하며 하드웨어 교체 또는 신차 보상판매 가능성을 언급했던 만큼, 이번 업데이트는 구형 차량 보유자들의 우려를 상당 부분 해소할 것으로 평가된다.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전 거래일보다 8.46% 오른 411.84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해 4월 이후 약 14개월 만에 가장 큰 하루 상승폭을 기록했다.
월가는 이번 발표를 단순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아니라 기존 차량 수백만 대를 다시 AI 플랫폼으로 편입시키는 전략적 전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HW3 차량은 전 세계 약 350만 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신차를 판매하지 않고도 기존 차량에서 FSD 구독 수익을 확대하고, 향후 로보택시 서비스 기반까지 넓힐 수 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JP모건도 최근 보고서에서 FSD 규제 승인 확대는 테슬라 차량의 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테슬라는 유럽과 중국에서도 FSD 서비스 확대를 위한 규제 승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도입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미국에서 판매된 HW3 기반 모델3와 모델Y, 모델S 등을 중심으로 국내에도 대상 차량이 적지 않은 만큼 국내 테슬라 이용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반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경쟁에서 뒤처진 국내 완성차 업계에는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드웨어 교체 없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차량 성능을 개선하는 테슬라식 전략이 자동차의 가치를 판매 이후에도 지속해서 높일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입증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