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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최대 승자는 중국?…미국 경제도 피해 사정권

중앙일보

2026.06.29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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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이란 테헤란의 옛 주이란 미국 대사관 건물 인근에 그려진 팔이 잘린 자유의 여신상 벽화 앞을 한 이란 여성이 지나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22일 이란 테헤란의 옛 주이란 미국 대사관 건물 인근에 그려진 팔이 잘린 자유의 여신상 벽화 앞을 한 이란 여성이 지나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이란 전쟁의 최대 승자가 중국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세계 경제가 큰 타격을 받는 와중에도 중국은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고,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인한 에너지·공급망 위기는 오히려 중국의 산업 경쟁력을 부각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커트 캠벨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은 30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전쟁으로 석유와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되며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커졌으며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곳은 인도태평양 지역이라고 지목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미국·이란 충돌의 승자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캠벨 전 부장관은 “중국은 에너지 조달과 비축 양쪽에서 여력이 있다”며 “세계 경제 불안정 폭풍을 견디는 데 가장 성공하고 있는 나라”라고 말했다.

지난달 6일 중국 상하이의 한 주유소에서 직원이 차량에 주유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달 6일 중국 상하이의 한 주유소에서 직원이 차량에 주유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캠벨 전 부장관이 회장으로 있는 컨설팅 회사 아시아그룹도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석유·천연가스를 대규모로 비축하고 청정에너지 공급이 풍부해 최악의 위기를 피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는 수출 통제와 보조금, 환율 관리 등으로 경제적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을 입증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이란 전쟁이 발생하자 비축유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정유업체에 수출 규제와 생산 통제를 실시하면서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한 시장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원자력·태양광·풍력 등 비(非)화석원료 에너지 활용도가 높은 것도 충격 흡수의 요인 중 하나로 꼽혔다.

오히려 이번 위기는 중국의 산업 경쟁력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석유와 천연가스 의존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태양광 패널, 배터리, 전기 자동차 기술 등에 대한 세계적인 수요가 커지면서다. 모두 중국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분야다.

지난달 27일 중국 베이징 전시된 중국 전기차 업체 니오의 새로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S9.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27일 중국 베이징 전시된 중국 전기차 업체 니오의 새로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S9. 로이터=연합뉴스

전통 제조업에서도 중국의 중요성이 부각될 전망이다. 중국의 대안으로 여겨졌던 곳들이 에너지 위기로 취약점을 노출했기 때문이다. 인도에서는 비료, 연료, 식품 가격 상승으로 정부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 필리핀에서도 파업이 발생하고 에너지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황산 부족으로 니켈 생산 업체들이 생산량을 줄였다.

이는 글로벌 기업의 ‘탈중국’ 행보에 제동을 걸 수 있다. 아시아그룹은 “에너지를 전량 수입하는 나라가 대부분인 동남아시아 국가 정부들은 (에너지 위기 속에)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긴급 대출과 보조금 확대에 의존하고 있다”며 “에너지 위기는 동남아시아 제조업 경쟁력에 대한 인식을 약화해 기업들이 중국에서 공장을 이전하는 추세를 둔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동 위기를 계기로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안정적인 경제 파트너’라는 이미지를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중국 주변의 미국 군사력이 약화한 것도 중국이 얻은 이점으로 꼽힌다. 캠벨 전 부장관은 “미국은 미사일, 전투기, 병력 등을 인도태평양으로 이동시켜 왔는데 (이란 전쟁으로) 다시 중동으로 돌아갔다”며 “이를 단기간에 원래 지역으로 복귀시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만 정책이 아직 형성 과정인 데다 트럼프의 태도 역시 다소 중국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점을 아시아가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경제도 전쟁에서 자유롭지 않다.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으로서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인한 에너지 공급 피해는 상대적으로 덜했을지 모르지만, 공급망 위기는 피할 수 없어서다. 아시아그룹은 “이번 위기는 인공지능(AI) 등의 분야에서 미국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데이터 센터 건설에 필요한 반도체, 변압기, 구리 등의 공급을 아시아 국가에 의존하는데, 이들 공급망이 이번 전쟁으로 흔들리고 있다.





이승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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