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원들이 2021년 11월 2일 경기도 성남시 백현동의 이른바 '옹벽 아파트'를 찾아 현장을 둘려보고 있다. 뉴스1
이른바 ‘백현동 옹벽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시행사가 손해배상을 해야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민사4부(부장 이재희)는 아파트 주민 198명이 시행사 성남알앤디PFV와 시공사 포스코건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지난 9일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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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검사 반려로 4년간 커뮤니티시설 이용 못해
15개동 1223세대 규모의 이 아파트는 2021년 6월 입주가 시작됐다. 성남시는 아파트 동별 사용검사를 완료하면서도, 옹벽과 맞닿은 커뮤니티센터에 대해서는 검사를 보류했다. 시는 흙막이벽 높이와 안정성 등을 재검토한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시행사에 요구했고, 보완과 반려가 반복된 끝에 커뮤니티시설 사용검사는 지난해 2월에야 완료됐다.
주민들은 2022년 4월 시행사와 시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주민들은 “사용검사 지연으로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는 손해를 입었다”며 재산상 손해 200만원과 위자료 310만원을 청구했다. 또 시행사가 옹벽의 존재를 알리지 않은 채 ‘자연친화적 구성’ 등 허위·과장광고를 했다고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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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옹벽 관련 적절한 조치계획 취하지 못해”
경기 성남시 백현동 구(舊)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지어진 아파트 전경. 함종선 기자
법원은 주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시행사는 입주민들이 커뮤니티시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는데도 검사가 지체되면서 주민들이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게 됐다고 봤다. 또 이 때문에 약 4년간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고 정신적인 손해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옹벽에 대한 보강조치를 제대로 해야지만 사용승인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도 시행사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 아파트 사용검사 과정에서 아파트의 지리적 여건상 지어진 옹벽과 관련해 옹벽 보강 조치계획이 사업계획승인의 일부를 이루게 됐는데도, 이에 부합하는 수준의 적잘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다만 손해배상액은 1인당 20만원으로 제한했다. 성남알앤디PFV가 아파트 발전기금 32억원과 옹벽 유지관리비 32억원을 입주자대표회의에 지급한 점 등을 고려했다. 시행사는 이미 사용검사가 끝났으므로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그렇다고 해서 4년간 주민들이 커뮤니티 시설을 사용하지 못한 것이 없었던 일로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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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친화적 구성’ 문구, 허위·과장광고는 아냐”
수원지법 성남지원 전경. 중앙포토
주민들은 ‘자연친화적 구성’ 등 분양광고 문구가 허위·과장광고라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주민들은 높이 50m에 이르는 옹벽이 산지관리법 시행규칙을 위반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위반사실이 있더라도 그로 인해 자연친화적 구성이 아니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옹벽 때문에 조망권·일조권이 침해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허위·과장광고에 해당하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했다. 애초에 ‘자연친화적 구성’은 추상적 개념으로 거래조건이 될 수 없다고도 했다.
옹벽의 존재에 대한 고지의무 위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조형도 등에 아파트가 산에 맞닿은 사실이 충분히 드러나며, 옹벽 등 구조물이 설치되리라는 점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보인다”고 했다. 4년 뒤에나마 커뮤니티 시설이 결국 사용검사를 받은 점을 고려하면 옹벽의 위험성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법원은 인허가는 시행사의 소관이라는 이유로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의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시행사는 옹벽과 맞닿은 커뮤니티센터에 대해 검사를 보류한 성남시 결정에 반발해 2021년 행정소송을 냈지만 패소했고, 이 판결은 2024년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당시 법원은 “입주자의 생명·재산 보호와 쾌적한 주거 생활 확보라는 공익이 시행사의 손해보다 크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