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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전함 대신 드론에 올인한다…우크라전 보며 드론 무장하는 유럽

중앙일보

2026.06.30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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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전함 등 고비용 무기체계보다 저비용·고효율의 드론과 대드론 요격 체계를 갖추는 방향으로 국방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기존 전차·함정·방공망의 취약점을 드러낸 소형 자폭드론의 교훈이 유럽의 군 현대화 계획을 바꿔놓은 것이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중형 공격드론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중형 공격드론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전함을 드론 지휘 허브로

영국 정부는 29일(현지시간) 공격 드론, 자율 지상체계, 무인 함정·잠수정, 유인 전투기와 함께 작전하는 무인 전투기 개발 등에 향후 4년간 50억 파운드(약 10조2000억원)를 투입한다는 내용의 국방투자계획(DIP)을 공개했다. 영국 정부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전쟁에서 매달 약 20만 대의 드론을 투입하고 있고 이란은 미국과 전쟁하며 하루 최대 700대 드론을 발사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또 노후화된 구축함을 신형으로 대체하려는 기존 계획을 백지화하고 2030년대 초까지 공동전투함(CCV)을 최소 6척 도입하기로 했다. 전함을 단독 전투 플랫폼의 역할에 국한하지 않고 드론·무인수상정·무인잠수정을 통제하는 지휘 허브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예산 부족 속 우선순위는 드론

이번 계획은 국방예산을 둘러싼 내부 진통 끝에 나왔다. 존 힐리 전 국방장관은 국방투자계획에 배정된 예산이 영국군 현대화에 필요한 수준에 못 미친다며 11일 사임했다. 2030년 국방비를 국민총생산(GDP)의 2.68%로 올리는 정부안으로는 부족하고 최소 3% 수준의 중간 목표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지난 5월 26일(현지시간) 라트비아 비에시테 인근 셀리야 군사훈련장에서 열린 나토 혁신 시범행사에서 RDC시스템스의 레이븐 X4 요격 드론이 비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5월 26일(현지시간) 라트비아 비에시테 인근 셀리야 군사훈련장에서 열린 나토 혁신 시범행사에서 RDC시스템스의 레이븐 X4 요격 드론이 비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군 수뇌부 역시 현재 계획으로는 향후 4년간 280억 파운드(약 57조3000억원)의 방위비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영국 정부는 이처럼 빠듯한 재정 상황에서 모든 전력을 한꺼번에 보강하기보다 드론과 무인체계에 우선순위를 두기로 한 것이다.



독일·프랑스도 드론 전력 확대

독일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지난해 10월 “향후 수년간 모든 종류의 드론에 100억 유로(약 17조6000억원)를 쓰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독일 연방의회 예산위원회는 자폭드론 도입에 들어갈 5억4000만 유로(약 9500억원) 규모의 1차 계약을 승인했다.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지난 16일 2030년까지 160억 유로(약 28조2000억원)를 투입하는 드론 행동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독일은 이 계획에 따라 7월부터 정찰드론·타격드론·대드론 체계를 포괄하는 드론 전담 단위를 육·해·공 각 군에 신설할 방침이다.

전통적으로 핵 억제력과 항공우주 전력을 중시해 온 프랑스도 드론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지난 4월 발표한 2024~2030년 군사기획법(LPM)을 보면 포탄·방공 요격체·장거리 미사일 비축에 85억 유로(약 15조원), 지대공·대미사일·대드론 방어에 16억 유로(약 2조8000억원), 드론과 로봇 전력에 20억 유로(약 3조5000억원)를 각각 배정했다. 이어 지난 23일에는 소형 드론 5000대를 주문하며 실질적인 전력화에 착수했다.



동부전선·EU, 대드론 방어망 구축 속도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동유럽 국가들의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폴란드는 지난 1월 자국 국영 방산업체 PGZ 등과 대드론 방어체계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기관포와 요격드론 등을 결합한 대드론 전용 장비로 기존 대응 방식인 전투기와 요격미사일의 비용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지난 5월 26일(현지시간) 라트비아 비에시테 인근 셀리야 군사훈련장에서 열린 나토 혁신 시범행사에서 드론 한 대가 비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5월 26일(현지시간) 라트비아 비에시테 인근 셀리야 군사훈련장에서 열린 나토 혁신 시범행사에서 드론 한 대가 비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유럽연합(EU) 차원의 대응도 속도를 내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10월 ‘국방준비 로드맵 2030’을 발표하면서 유럽 드론 방어 구상을 핵심 사업으로 지정했다. 레이더, 음향·전파 탐지, 전자전 장비, 인공지능(AI) 표적 식별 체계를 연동하는 다층 방어망을 2027년까지 갖춘다는 내용이다.

오는 7월 7~8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도 드론은 주요 주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 1월 나토 산업의 날 연설에서 “드론은 좋든 싫든 전장에 남을 것”이라며 “나토 역시 더 많은 드론을 더 빠르게 생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근평([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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