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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으니까” 혐오를 밈으로 쓰는 10대, 배재고 사태 불렀다

중앙일보

2026.06.30 08:01 2026.06.30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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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야구 대회에서 서울 배재고 선수들이 상대 팀인 광주제일고를 향해 5·18 민주화운동을 비하하는 응원 구호를 외친 사건을 두고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배재고가 곧장 사과문을 올렸지만, 이후에도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달 29일 배재고 일부 선수들은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광주일고와 경기 도중 “스타벅스 가야지”라고 반복해 외쳤다. 배재고가 6대2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5월 5·18 민주화운동 비하 논란을 불러일으킨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이벤트를 연상시키는 조롱성 응원 구호를 상대 선수들을 향해 내뱉은 것이다.

경기 후 배재고는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고 “일부 학생 선수의 부적절한 응원 구호로 많은 분께 깊은 상처와 실망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해당 학생 선수를 즉시 제지하고 현장에서 필요한 조처를 했으며, 경기 후 광주일고 야구부 측에도 사과의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30일 현장 조사에 착수하는 동시에 이날 입장문을 내고 “역사적 아픔을 희화화하거나 특정 지역을 조롱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표현은 교육적으로 결코 바람직하지 않고, 학생 스포츠 현장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밝혔다.

이런 응원 구호가 등장한 배경엔 일부 10대들 사이에 퍼진, 혐오 표현을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트)’으로 받아들이고 장난처럼 소비하는 문화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5·18 민주화운동 비하,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중국인 혐오, 여성 혐오 등을 소재로 한 콘텐트가 ‘재미있다’는 이유로 또래 집단 사이에서 숏폼이나 단체 DM(다이렉트 메시지)을 통해 대량 확산하고 일상적으로 소비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실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올해 초 ‘학교와 교실 안 극우화된 혐오 표현, 교사 대응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교와 교실에서 극우화된 혐오 표현을 하는 학생을 목격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교사의 80.2%가 ‘자주 있다’고 답했다.

정회옥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5·18 민주화운동을 학교에서 가르치고는 있지만 하나의 역사적 사실을 암기하는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많고, 디지털 시민교육과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혐오·조롱이 교실을 넘어 그라운드에까지 번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선수 이전에 학생이라는 점에서 전국 대회 출전 전 스포츠 인권 교육과 스포츠맨십 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하고, 청소년 스포츠 지도자의 책임 역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아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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