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론’으로 민주당 지지층 내부의 편을 가르는 유시민 작가에 대해 친문(친문재인)계조차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친명계가 친청계(친정청래계)와 친문계(친문재인계)를 ‘문조털래유’라는 속칭으로 싸잡고 있지만, 두 집단이 유 작가를 대하는 태도에선 온도차가 감지된다.
유 작가는 지난달 26일 공개된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400회 특집 방송에서 “지지자들은 증축을 원했는데 대통령은 재건축(중도·보수 통합)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유 작가의 ‘재건축론’에는 민주당 지지층의 토대가 친문 당원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지만, 정작 친문계 의원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유 작가가 김씨의 방송에서 “전직 대통령을 비방하는 행위가 당 안팎에서 6개월 넘게 이어졌지만 아무도 정면으로 나서는 사람이 없다”고 말하자,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고민정 의원은 지난달 28일 “온갖 혐오와 조롱이 당내를 휩쓸었을 때 작가께선 어디에 계셨냐”고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친문 재선 의원은 “‘재건축론은 평론가적 문제의식일 뿐”이라며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전직 의원은 “유 작가는 친문이라기보다 친이해찬계에 정치적 뿌리를 두고 독자적 팬덤을 형성한 인물”이라며 “친명 주류 시대를 맞아 유 작가가 친문과 접점을 넓힌 듯 보이지만, 정작 문재인 정부 주류였던 인사들에게 유 작가의 이런 행보가 낯설기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일부 친문계 의원들은 유 작가 등 때문에 친명계와 대립 구도가 부각되는 것을 불편해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문 전 대통령 최측근이었던 윤건영 의원은 지난달 29일 CBS 라디오에서 “유 작가 말을 잘 소화해 당이 처한 위기를 잘 극복했으면 좋겠다”며 “(유 작가가) 이대로 가다가는 이재명 정부 성공도 어렵고 여러 문제가 꼬이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에 친명계 초선 의원은 “유 작가는 당원도 아니다”며 “책임 없이 영향력을 행사하며 당을 흔든다”고 비판했다. 수도권 재선 의원도 “갈라치기는 외연 확장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과거 국민참여당, 통합진보당 활동을 했던 장외 인사가 사사건건 전당대회나 당무에 개입하려는 건 부적절하다”고 했다.
친문 의원들의 행보는 1일 이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오찬 회동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윤건영 의원은 30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갈등이 증폭되고, 많은 이들이 민주당을 걱정하고 있다”며 “두 분의 만남이 이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페이스북에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