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이 어제(30일) 정년퇴임했다. 박 본부장의 퇴임은 예정돼 있었지만 후임 인사 발표는 없었다. 이에 따라 국수본은 당분간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문제는 치안 총수인 경찰청장 자리도 공석이라는 점이다. 조지호 전 경찰청장이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관련 위법 행위로 탄핵심판에서 파면됐지만 6개월 넘게 후임 지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경찰청장 후보군인 치안정감들을 신뢰하지 못한 청와대가 바로 아래 계급인 치안감 중 한 명을 치안정감으로 승진시킨 뒤 경찰청장으로 세우기 위해 시간을 끄는 것 아니냐는 의문만 커지고 있다.
검찰도 마찬가지다. 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지난해 7월 사퇴한 뒤 대검 차장이 총장 직무대행을 맡는 상황이 거의 1년째 이어지고 있다. 오는 10월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한다지만, 1년 넘게 공백으로 둘 자리가 아니다. 공소청법은 공소청의 장을 검찰총장으로 규정하고 있다. 새 검찰총장을 임명해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출범 과정을 책임 있게 이끌도록 하면 된다. 대행 체제가 오래 가다 보니 검찰 조직의 구심점을 없애고, 법무부를 통해 검찰을 보다 쉽게 통제하기 위해서가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논란 끝에 사의를 표명한 과정도 이런 우려를 키웠다.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과 다음 번 인사를 의식해야 하는 직무대행의 위상엔 큰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수사기관 수장의 장기 공석은 민생 범죄 수사 등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국가의 범죄 대응 역량이 약해지면 국민의 기본권은 침해되고 범죄자들만 좋은 세상이 된다. 국민을 위해 수사기관을 개혁하겠다며 정작 수사기관의 지휘 체계를 불안정하게 두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수사기관이 본연의 임무를 다하려면 적시 인사를 통해 권한과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청와대는 명분도 없는 대행 체제를 방치하지 말고, 수사기관 수장 인선을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