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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잃은 슬픔 딛고 만들었다…교통사고 알림 30분→30초 ‘기적’

중앙일보

2026.06.30 13:00 2026.06.30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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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 교통정보센터 소속 ‘판타스틱 4’ 직원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다하 경사, 이창훈 교통정보센터장, 안상후 경위. 원보미 경사. 사진 서울교통정보센터

서울경찰청 교통정보센터 소속 ‘판타스틱 4’ 직원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다하 경사, 이창훈 교통정보센터장, 안상후 경위. 원보미 경사. 사진 서울교통정보센터

지난 1월엔 서해안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 수습 현장을 뒤따르던 차량이 덮치는 ‘2차 사고’가 발생해 경찰관과 견인차 기사가 숨지고 구급대원 9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비슷하게 동료를 잃은 경험이 있는 서울경찰청 교통정보센터장 이창훈 경정은 30일 “교통사고를 처리하는 경찰에서 사고를 미리 예방하는 ‘미래형 치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울교통정보센터(센터)는 서울 주요 도로에 설치된 890대의 교통 폐쇄회로(CC)TV를 통해 서울의 실시간 교통상황을 확인하고 관리하는 곳이다. 수백 건의 교통 CCTV를 들여다보며 사고 대응을 하던 이 경정은 AI 시대인 2026년에도 교통 경찰들이 여전히 목숨을 걸고 수작업으로 사고 현장을 관리하는 현실에서 두 가지 문제를 절감했다.
지난 1월 4일 오전 1시 23분께 전북 고창군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 고창 나들목 인근에서 발생한 잇따른 교통사고로 사고 차량이 크게 파손돼 있다. 이날 발생한 사고로 경찰관과 견인차 기사 등 2명이 숨지고 구급대원 등 9명이 다쳤다. 연합뉴스

지난 1월 4일 오전 1시 23분께 전북 고창군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 고창 나들목 인근에서 발생한 잇따른 교통사고로 사고 차량이 크게 파손돼 있다. 이날 발생한 사고로 경찰관과 견인차 기사 등 2명이 숨지고 구급대원 등 9명이 다쳤다. 연합뉴스


현재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신고자가 112에 신고해도 사고 위치가 자동 추적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경찰들은 전적으로 신고자의 위치 설명에 따라 폐쇄회로(CC)TV를 보며 현장 위치와 사고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위치를 특정해 경찰들이 현장에 도착해도 또다른 ‘수작업’을 해야 한다. 경찰관이 직접 내부 시스템에 사건 정보를 입력해야 사고 정보가 유관 기관과 주변 내비게이션 등으로 전파된다. 이 과정까지 최소 30분은 소요되기 때문에 ‘골든 타임’을 놓칠 수도 있다. 그 사이 다른 경찰들과 직원들은 교통사고 소식을 모른 채 고속으로 달려오는 후행 차량들을 곁에 두고 일해야 한다.
 매일 오전 KBS에서 출근길 교통상황 정보를 전달하는 원보미 경사(왼쪽)와 김다하 경사. 서울교통정보센터 제공

매일 오전 KBS에서 출근길 교통상황 정보를 전달하는 원보미 경사(왼쪽)와 김다하 경사. 서울교통정보센터 제공


이에 이 경정을 필두로 센터 소속 직원 3명은 슈퍼히어로 영화 ‘판타스틱 4’에서 딴 팀 이름을 갖고 각각 현장 경험과 기획력, 정책 연구 등을 나눠 맡으며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AI 플랫폼을 기획하게 됐다.

따로 지시가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직원들은 오로지 동료들의 안전과 플랫폼의 필요성에 공감해 본래 업무를 하면서도 추가 업무를 강행했다. 특히 원보미, 김다하 경사는 매일 오전 KBS에서 출근길 교통상황 정보를 알려주는 방송 업무를 하며 시민과 소통하는 일도 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교통정보센터 직원들이 플랫폼 개발을 위해 현장 시연을 하는 모습. 교통정보센터 제공

서울경찰청 교통정보센터 직원들이 플랫폼 개발을 위해 현장 시연을 하는 모습. 교통정보센터 제공


임신 5개월 차인 원 경사는 “처음엔 이 프로젝트가 과연 가능할까 싶었지만, 점차 실행되는 것을 보고 해낼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겼다”며 “관련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주말에도 팀 채팅방에 공유하며 열정적으로 일했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기 위해 직접 유관 기관을 만나고 관련 정보와 정책을 찾아보며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서울경찰청 교통정보센터가 기획한 ‘스마트 AI 교통안전 플랫폼’의 예시 화면. 교통정보센터 제공

서울경찰청 교통정보센터가 기획한 ‘스마트 AI 교통안전 플랫폼’의 예시 화면. 교통정보센터 제공


그렇게 탄생한 ‘스마트 AI 교통안전 플랫폼’은 최소 30분 걸리던 교통사고 상황 경고 처리를 30초로 단축시켰다. 시민이 이 플랫폼을 이용한다면, 교통사고 발생 시 ‘원터치’ 하나만으로 교통정보센터는 물론 사고 현장에 진입하는 주변 3km 이내의 차량 운전자에게 위험 상황을 실시간으로 경고할 수 있다. ‘판타스틱 4’의 플랫폼은 우수 혁신 사례를 발굴해 시상하는 2025년 정부혁신 왕중왕전에서 동상을 수상했고, 지난달 24일 세계 7개국이 모인 첫 국제수도경찰협의체(ICPC)에서 우수 치안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교통정보센터는 2025년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정부혁신 왕중왕전에서 스마트 AI 교통안전 플랫폼으로 동상을 수상했다. 교통정보센터 제공

교통정보센터는 2025년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정부혁신 왕중왕전에서 스마트 AI 교통안전 플랫폼으로 동상을 수상했다. 교통정보센터 제공


그러나 이 플랫폼이 전 국민에게 가닿아 교통 안전을 실현하기 위해선 아직 ‘마지막 퍼즐’이 남아있다. 경찰관과 시민들이 모두 스마트 AI 교통안전 플랫폼을 이용하기 위해선 모든 이들이 사용하는 공공 애플리케이션 등에 이 플랫폼 기능을 추가하는 ‘상용화’의 관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안상후 경위는 “대부분의 국민이 사용하는 민간 플랫폼이나 공공 앱에 이 플랫폼 기능을 추가하게 된다면 별도의 고가 장비나 신규 앱 설치 없어 막대한 예산을 아낄 수 있을 것”이라며 “플랫폼이 상용화돼 국민의 안전에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곽주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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