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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안테나] 밸류에이션 지표가 말해주는 주가 전망

Los Angeles

2026.06.30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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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원 로욜라 매리마운트대 교수, SS이코노믹스 대표

손성원 로욜라 매리마운트대 교수, SS이코노믹스 대표

어느 기업의 주가가 비싼지, 아니면 저평가되어 있는지를 판단하는 가장 유용한 방법 가운데 하나가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 지표다. 이를 토대로 보면 현재 몇몇 기업의 주가는 비싸다는 경고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다. 그런데 이 지표를 이해하려면 먼저 무엇을 측정하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치 평가 지표 가운데 주가수익비율(P/E)은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값이다. 계산은 간단하지만 어떤 이익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트레일링(Trailing) P/E는 지난 12개월 동안의 기업 실적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방법이다. 과거 실적이 바탕이라 객관적이며 애널리스트들의 낙관적인 전망이 개입되지 않는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실적 악화 등 일시적 변수가 발생하면 현재 실적은 좋더라도 P/E가 높게 나타나는 단점이 있다.
 
반면 포워드(Forward)  P/E는 향후 12개월의 예상 이익을 사용한다. 투자자는 미래의 이익을 보고 투자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더 의미 있는 지표다. 하지만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대체로 낙관적인 전망을 하는 경향이 있으며, 실제로 시간이 지나면서 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포워드 P/E는 주가를 실제보다 매력적으로 보이게 할 수 있다.  
 
현재 S&P500 기업들의 트레일링 P/E는 약 27~28배이며, 포워드 P/E는 약 21배 수준이다. 두 지표의 차이는 약 7포인트나 된다. 시장은 기업 이익의 증가를 기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익 증가가 현실화된다면 현재 주가는 합리적이지만, 만약 이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현 주가는 포워드 P/E가 보여주는 것보다 훨씬 비싼 셈이다.
 
역사적 데이터를 분석한 산점도(Scatter plot·분산형 차트)도 중요한 사실을 보여준다. S&P500의 트레일링 P/E와 투자자가 약 10.7년 동안 거둔 연평균 수익률을 비교해 보면 매수 당시 P/E가 높을수록 수익률은 낮았다.
 
트레일링 P/E가 7~10배일 때 투자한 경우 10년 동안 연평균 16~19%의 높은 수익률을 거둔 사례가 많았다. 반면 현재처럼 약 28배 수준에서 투자한다면 자료 분석 결과 향후 연평균 수익률은 약 3%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물가상승률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P/E는 단기 시장을 예측하는 도구는 아니다.P/E는 1~3년 사이 수익률과의 상관관계는 매우 약하지만, 투자 기간이 10~11년으로 길어지면 예측력이 크게 높아진다. 다시 말해 P/E는 단기 매매를 위한 지표가 아니라 장기 투자자를 위한 나침반이다.
 
트레일링 P/E가 현 시장 상황에 대해 경계 신호를 보내고 있다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가 개발한 CAPE 지표(경기조정 P/E)는 더욱 강한 경고를 하고 있다.
 
CAPE는 현재의 S&P500 지수를 지난 10년간의 물가조정 평균 순이익으로 나눠 계산한다. 이 지수는 경기 침체와 호황, 일시적 이익 변동 등을 모두 반영함으로써 기업의 장기적인 이익 상황을 보여준다.  
 
현재 실러 CAPE는 약 41배 수준이다. 역사적으로 장기간의 평균치 두 배를 훨씬 웃돈다. 이는 140여 년 미국 증시 역사상 1999년 12월 닷컴 버블 당시 기록한 44.19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당시 S&P500은 약 2년 반 동안 거의 절반 가까이 급락했다.  
 
앞의 분석은 투자자들에게 세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려준다.  
 
첫째, 밸류에이션 지표는 단기간의 고점이나 저점을 알려주는 도구가 아니라는 것이다.  CAPE는 2018~2025년 사이 25배를 웃돌았지만, 미국 증시는 상당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고평가된 시장도 예상보다 오래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하지만 이 지표들이 말해주는 것은 다음 달 시장이 아니라 10년 후의 기대수익률이다.
 
둘째, 수익률 기대치를 낮출 필요가 있다. 트레일링 P/E, 포워드 P/E, 그리고 실러 CAPE 모두 향후 10년 동안 미국 증시의 수익률이 역사적 평균보다 낮아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CAPE가 암시하는 미래의 실질 연평균 수익률은 약 1.7%에 불과하다.  
 
셋째, 미국 대형주에 집중하기보다 해외 시장으로 분산투자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미국 대형주의 가격이 높은 수준인 만큼,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해외 시장이 더 나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 주식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것은 불리한 위험성을 감수하는 것과 다름없다.
 
물론 인공지능(AI)활용으로 인한 기업 이익 증가, 견조한 소비, 금리 인하 가능성 등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140년에 걸친  증시의 역사적 데이터가 일관되게 보여주는 사실은 비싼 가격에 주식을 매입하면 장기 수익률은 낮아진다는 것이다. 어떤 평가 기준으로 살펴보더라도 현재의 미국 증시는 고평가되어 있다. 

손성원 / 로욜라 메리마운트대 교수·SS이코노믹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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