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은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있는 '연구용 원자로 1호기 원자로실 및 부속건물'을 임시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한다고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6개월간 건물 철거 공사를 비롯한 현상 변경 행위는 제한된다. 사진은 연구용 원자로 1호기 원자로실 및 부속건물. 사진 국가유산청
국내 첫 연구용 원자로를 둘러싼 건물이 최근 철거를 앞둔 가운데 국가유산청에 의해 임시국가등록문화유산이 됐다. 건물 존속 논란이 진행형인 상황에서 철거 공사 등을 한시적으로 제한하는 조치다.
국가유산청은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있는 ‘연구용 원자로 1호기 원자로실 및 부속건물’을 임시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하고 건물 소유자인 한국전력공사, 철거 시행자인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관계기관에도 이를 통보했다고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6개월간 건물 철거 공사를 비롯한 현상 변경 행위가 제한된다. 등록유산 범위엔 원자로실과 전기·냉각수 공급 시설, 중성자 빔라인, 여러 실험실 등 원자로 가동 및 방사성 물질 차단에 필요한 시설물이 모두 포함됐다.
해당 건물은 20세기 후반 한국 건축계를 대표하는 김중업(1922∼1988) 건축가가 설계했다. 내부의 ‘연구용 원자로 1호기’는 한국 원자력 연구의 시작을 알린 시설로 평가받는다. 1959년 미국의 원조를 받아 제너럴아토믹으로부터 도입한 뒤 30여년간 관련 연구에서 폭넓게 활용됐다.
1995년 원자로 가동이 중단되자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해당 부지를 한국전력공사에 매각했다. 2007년 정부와 한국전력공사,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원자로를 보존하는 대신 건물은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2013년 ‘연구용 원자로 트리가 마크-2(TRIGA Mark-Ⅱ)’만 국가등록문화유산에 올랐다. 이후 해당 부지에선 방사성 오염을 제거하는 작업이 이어졌으며 부속건물 일부가 철거된 상태다.
국가유산청은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있는 '연구용 원자로 1호기 원자로실 및 부속건물'을 임시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한다고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6개월간 건물 철거 공사를 비롯한 현상 변경 행위는 제한된다. 사진은 국가등록문화유산인 '연구용 원자로 트리가 마크-2(TRIGA Mark-Ⅱ)' 세부 모습. 사진 국가유산포털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2013년 당시에도 문화유산위원회 위원들이 ‘원자로를 둘러싼 건물까지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는데, 등록은 소유·관리자의 의지에 달린 거라서 일단 원자로만 등록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후 건축학계를 중심으로 건물 보존 요구 목소리가 계속 이어져 왔지만 최근 개발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철거 수순을 밟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임시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이 “국가유산의 멸실을 막기 위한 긴급한 보호조치의 일환이자 관련 법에 따른 첫 시행 사례”라고 설명했다. 2023년 9월 제정된 ‘근현대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장은 근현대문화유산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하기 전에 그 가치가 훼손될 우려가 있어 긴급한 예방 조치가 필요하거나 국가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칠 여유가 없다고 판단하면 임시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할 수 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일단 임시조치를 한 것이고 향후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해당 유산을 보존하는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임시국가등록문화유산은 효력이 발생한 날로부터 6개월 이내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정식으로 등록하지 않으면 말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