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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폭발할까 미국인 안 다녀”…그런 청계천, 개똥참외가 살렸다

중앙일보

2026.06.30 22:04 2026.06.30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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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청계천 복원’ 대역사의 시작


" 딱 4년입니다. "

서울시 공무원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2002년 7월 초 취임식 직후 그들을 불러 모은 자리에서 나는 의외의 말부터 꺼냈다.

저는 4년만 할 겁니다. 재선은 생각이 없습니다.

공무원들은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의심했다.

‘그냥 말만 저렇게 하는 거겠지?’


‘임기 끝날 때가 되면 생각이 달라질 걸?’

하지만 그건 진심이었다. 나는 말을 이었다.

" 앞으로 4년 동안 청계천 복원, 버스 체계 개편, 서울숲 조성, 서울광장 조성 등 제가 계획한 사업들은 반드시 마무리하겠습니다. "

2002년 7월 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이명박 서울시장이 취임식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2002년 7월 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이명박 서울시장이 취임식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순간 여기저기서 입을 다물지 못하는 표정이 보였다.

" 그건 10년이 걸려도 다 못 할 일인데…. "

회의장 곳곳에서 우려 섞인 웅성거림이 흘러나왔다.

드디어 서울시장, 드디어 청계천

지금도 많은 이들이 묻는다.

" 아니, 도대체 어떻게 불과 4년만에 하나 하기도 힘든 초대형 사업들을 몇 개 씩이나 해내신 겁니까? "

그렇다. 나는 4년의 서울시장 임기 중 청계천 복원, 대중교통체계 개편, 서울숲 조성, 서울광장 건설 등의 큰 사업들을 모두 해냈다.

어떻게 가능했느냐고? 나에게는 당선이 목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당선이 최종 목표라는 사실이다.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당선되는 걸 지상 과제로 삼을 뿐, 당선되면 뭘 하겠다는 생각과 준비는 턱없이 부족하다. 우선 순위의 앞뒤가 바뀐 셈이다.

하지만 나에게 서울시장 당선은 목표가 아니라 수단일 뿐이었다. 일을 하기 위한 수단 말이다. 국회의원은 일을 할 수 없는 자리라는 걸 깨닫게 된 이후부터 나는 일을 하기 위해 줄곳 서울시장 직을 원했다.

준비 기간이 길었다는 건 그만큼 청사진을 철저하게 마련할 수 있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임기가 시작되자 마자 허비하는 시간 없이 빠르게 일에 착수할 수 있었다.

물론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서울시 공무원들의 동참이 있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십년간 ‘공무원 시장’ 아래에서 몸에 배어 있던 무사안일, 복지부동 자세부터 잘라내야 했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았다. 그래서 취임식이 끝나자마자 그들을 불러 모아 내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원래 예정돼 있던 취임식은 2002년 7월 1일이었다. 하지만 그해 열린 한·일 월드컵에서 대표팀이 ‘4강 신화’를 쓴 덕택에 월드컵 폐막 다음날인 7월 1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결과 취임식이 하루 뒤로 미뤄졌다.

하지만 나는 그날 쉬지 않았다. 서울시민에 대한 약속을 지키려면 단 하루도 허비할 수 없었다. 나는 관악구 신림10동 수해방재 현장을 찾아가 공사 상황을 점검하고 주민들을 위로했다. 그러면서 약속했다.

" 제 공약대로 청계천이 복원되고 하천 정비가 마무리되면 수해를 입는 일은 없어질 겁니다. 제가 약속드리겠습니다. "

그랬다. ‘10년치 일’은 청계천 복원으로부터 시작했다. 다음날 취임식에서도 나는 다시 한번 강조했다.

" 청계천 복원 사업을 전담할 기구를 즉시 발족시키고 각계 전문가와 시민대표들이 참여하는 범시민 추진위원회도 빠른 시일내에 구성하겠습니다. "
청계천 복원 사업으로 철거되기 전의 청계고가도로. 수많은 차들이 오가고 있다. 중앙포토

청계천 복원 사업으로 철거되기 전의 청계고가도로. 수많은 차들이 오가고 있다. 중앙포토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던, 그리고 상당수의 서울시 공무원들도 공약(空約)일 거라고 믿거나 기대했던 그 공약(公約)을, 나는 취임 직후부터 밀어붙이려 했다. 그런데 아직도 미련을 못 버렸던 걸까. 누군가 총대를 멨다.

" 시장님, 그런데 말입니다. "

그는 머뭇거리다가 어렵게 말을 이었다.

" 청계천 복원을 4년 내에 한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복원 구간만 5.8km나 됩니다. 그거 뜯어내고 복원 공사 하려면 최소한 7년은 걸립니다. "

그의 주장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나에게는 해법이 있었다. 내가 주저없이 꺼낸 그 해법에 공무원들이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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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욱.박진석.김상진.김기정.왕준열([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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