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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라시’와 전쟁 중…초과이익 공유, 성과급 백지화 코스피 급락설까지

중앙일보

2026.07.01 00:27 2026.07.01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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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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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라시'(출처가 불분명한 사설 정보지)와의 전쟁 중이다. 초과이익 공유제, 성과급 백지화, 코스피 급락, 부동산 세금 등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을 둘러싸고 온라인 커뮤니티와 직장인 익명 게시판을 중심으로 허위 정보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서다. 사실관계 일부를 왜곡하거나 외신·자료를 오역해 국민 혼란을 키우고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을 부추기는 내용이다.

1일 증권가 정보방과 직장인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 등을 중심으로 ‘초과이익 공유제 도입’ ‘성과급 백지화’ 등의 내용이 담긴 글이 퍼졌다. 해당 글에는 정부가 7월 중 싱크탱크를 가동해 대기업의 초과이익 환원 방안을 연구하고, 이익의 일부를 하청·중소기업·노동자·일반 국민에게 나누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민공유부·국민배당금·초과이익세 등의 형태로 기금을 조성한다는 구체적인 방안도 거론됐다. 또 현재 노사 간 진행 중인 성과급 상한 해제와 협정 논의를 전면 재검토하고, 기존 조항을 백지화한 뒤 초과이익 공유를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보상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까지 담겼다. 이 같은 내용의 공문을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발송했다는 주장도 함께였다.

고용노동부는 이에 대해 “전혀 근거 없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라며 “향후 이 같은 글을 악의적으로 유포할 경우 수사기관 신고 등을 통해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산업통상부 역시 “정부가 해당 내용의 공문을 보낸 사실은 없다”고 반박했다.


해당 ‘지라시’가 사실과 허위를 섞어 짜깁기를 한 것이다 보니 파급 효과가 더 컸다. 최근 성과급 논쟁과 관련해 정부 인사가 실제로 한 발언과 논의가 진행 중인 정책을 일부 넣고 과장해 만든 내용이다. 노동부가 7월 성과급과 기업의 초과이윤 관련 사회 재분배에 대한 토론회를 준비 중인 것은 사실이다. 최근 매일노동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천문학적 초과이윤은 사회가 만들어 낸 이익의 총량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재분배 논의도 사회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산업부가 성과급 협상 시 주주총회·이사회 통과 의무화 등 대안 마련에 나서고,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공개적으로 성과급을 연 6300만 원으로 제한한 프랑스 사례를 언급한 것도 ‘성과급 백지화’ 소문이 번지게 한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경영계 관계자는 “그만큼 성과급 관련 논의가 직장인들 사이에서 뜨거운 관심사이자 논쟁거리라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도 지난달 29일 온라인에서 확산한 ‘한국 증시가 급락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에 대해 “블룸버그 인터뷰 일부를 오역해 왜곡한 것으로 사실과 다르다”며 “향후 이 같은 잘못된 글을 악의적으로 유포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수사기관 신고 등을 통해 강력히 대처할 계획”이라고 경고했다.


문제의 영상은 앤서니 스티븐스 블룸버그 경제 전문 기자가 지난 26일 코스피 급락 배경으로 애플 관련 우려, 오픈AI의 기업공개(IPO) 연기,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대규모 설비투자 계획 등 여러 요인을 언급한 인터뷰를 인용했다. 하지만 편집된 영상은 여러 요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 계획만 발췌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규모 투자 발표 때문에 코스피가 급락했다”는 취지로 구성됐다.

증시와 관련한 허위 정보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월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을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와 일부 유튜브에서는 ‘정부가 환율 방어를 위해 개인의 해외주식을 강제 매각할 수 있다’는 주장이 퍼졌다. 그러나 이는 일부 증권사의 해외투자 안내문에 포함된 “천재지변, 전쟁, 법령 및 규정 등의 이유로 보유 주식이 강제 매각될 수 있다”는 위험 고지 문구를 과장·왜곡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 시장에서도 허위 정보 확산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과 지난달 초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재명 정부 부동산 종합대책안’이라는 허위 문건이 확산하자 국토교통부는 즉시 수사를 의뢰했다. 특히 부동산 관련 ‘지라시’ 중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일부 내용이 실제 정책 방향과 맞아 떨어지면서 시장의 불안 심리에 불을 붙였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거대 여당 체제와 집권 1년 차라는 조건 속에서 정책이 워낙 속도감 있게 추진되다 보니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 측면이 있다”며 “이에 국민이 출처가 불분명한 정보에 과거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이런 정책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인식도 커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연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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