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째 람보르기니를 이끌고 있는 스테판 윙켈만 회장은 1일(현지시간) 중앙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전동화 전략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이날 람보르기니는 고성능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우루스 SE 퍼포만테’를 최초로 공개했다. 정지 상태에서 3.3초만에 시속 100㎞에 도달하고, 최고 시속 312㎞까지 달리는 이 차는 엔진과 전기모터가 함께 달린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이른바 ‘포람페(포르쉐·람보르기니·페라리)’라 불리는 3대 수퍼카 브랜드는 전기차 전환기를 맞아 각자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포르쉐는 전동화에 가장 적극적이고, 페라리는 최근 첫 전기차를 선보이며 내연기관과 병행하는 길을 가고 있다. 이에 비해 람보르기니는 순수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를 만드는 보수적 접근을 하고 있다.
윙켈만 회장은 “고객들 의견을 들어보니 전기차 수용도가 예상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우리 고객은 진동과 사운드, 차량과의 교감을 원하기 때문에 향후 수년 동안은 하이브리드가 가장 이상적인 해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DNA를 유지하는 전기차는 기술적으로는 충분하지만 지금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고 아주 가까운 미래에도 그 시점이 올 거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람보르기니는 지금까지 레부엘토, 우루스 SE, 테메라리오 등 3종의 하이브리드차를 내놨는데, 4번째도 순수 전기차가 아닌 하이브리드로 개발한다.
람보르기니는 1일 고성능 플러그인하이브리드 SUV 우루스 SE 퍼포만테를 공개했다. 기존 우루스 SE에 비해 중량을 낮추고 출력은 높아진 성능 개선 모델이다. 사진 람보르기니
업계에서는 전기차 시대가 열리면서 중국에서도 수퍼카 수준의 고성능 전기차가 나오는 등 차량 성능의 경계가 허물어졌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윙켈만 회장은 “우리는 단지 성능만으로 정의되지 않고 감성과 디자인, 장인정신과 희소성을 추구한다. 기술만으로 람보르기니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했다. 한국 시장에 대해선 “판매량 확대를 목표로 하지 않고, 희소성을 유지하면서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제품을 제공할 것”이라며 “한국이 보여주는 관심과 애정을 보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이라고 답했다.
이날 공개된 우루스 SE 퍼포만테는 2024년 출시된 우루스 SE의 디자인·성능 개선 모델이다. 4.0L V8 트윈터보 엔진과 영구자석 전기 모터의 힘으로 우루스 역사상 가장 높은 812마력의 출력을 낸다. 여기에 차체 곳곳에 탄소섬유를 광범위하게 사용해 기존 우루스 SE 대비 무게를 32㎏ 줄여 주행 성능을 높였다. 버튼 하나로 다양한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데, ‘EV 모드’는 배터리와 전기 모터만으로 60㎞ 이상 주행 가능하며, 새로 추가된 ‘랠리 모드’는 오프로드에서 최상의 성능을 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