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16명을 구한 인명구조견 ‘충성’이 1일 은퇴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왜 저리로 가지 싶었죠. 그런데 충성을 따라간 지 15분 만에 사람을 찾았습니다.” 송우영 부산119특수대응단 소방장(핸들러)은 2023년 여름 실종된 치매 노인을 구조했던 순간을 이렇게 떠올렸다. 오른쪽 평지를 따라 수색하려던 송 소방장과 달리 구조견 충성은 왼쪽 계단으로 향했다. 충성을 믿고 뒤따른 끝에 야산 8부 능선에서 길을 잃은 치매 노인을 발견했다. 두 사람이 함께 이뤄낸 첫 구조였다.
7년간 인명구조견으로 활약한 충성은 1일 부산119특수대응단에서 은퇴식을 갖고 현장을 떠났다. 올해 11살인 충성은 사람 나이로 치면 80대다. 안성호 119특수대응단장은 “충성이의 진정한 가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을 찾아낸 따뜻한 발걸음에 있다”고 말했다.
충성은 2년간 산악·붕괴 수색과 헬기 적응 등 고강도 훈련을 거쳐 2019년 4월, 부산119특수대응단에 배치됐다. 산악·재난 구조 공인 1급 자격을 갖춘 충성은 올해 4월까지 281차례 출동, 실종자와 매몰자 16명을 구조했다. 2022년 광주 아이파크 붕괴사고와 2025년 울산 화력발전소 붕괴 현장에도 투입됐다. 전국119구조견 경진대회와 전국소방기술경연대회에서 네 차례 1위를 차지하며 전국 최고 수준의 구조 능력을 인정받았다.
2022년 말부터 충성과 호흡을 맞춘 송 소방장은 “충성이는 다리가 길어 빠르고, 탄력이 좋다”며 “5세 아이 수준의 지능을 갖고 있는 충성이 지시를 정확하게 수행하는 것을 보면 로봇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몸짓만으로도 제 의도를 알아챌 만큼 교감이 잘됐다”며 “밤 산속 수색은 늘 두려웠지만 충성이가 곁에 있어 심리적으로 큰 안정감을 느꼈다”고 회고했다.
이제 충성은 충북 청주의 윤문자(64)씨 가족에게 입양돼 먼저 은퇴한 구조견 ‘영건’과 함께 제2의 삶을 시작한다. 송 소방장은 마지막으로 충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충성아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다. 구조견의 책임을 내려놓고 반려견으로 마음껏 뛰어놀고, 맛있는 것도 배부르게 먹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