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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평] 보완수사권 논쟁이 놓치고 있는 것

중앙일보

2026.07.01 08:22 2026.07.0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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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원 변호사·장애인권법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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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청의 보완수사권은 결국 폐지될 가능성이 크다. 국무총리는 이를 정부의 기본 입장으로 못 박았고, 대통령은 국회 결정에 맡기겠다고 했다. 법무부도 별도의 정부안을 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보완수사권 전면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일부를 예외적으로 남겨 두더라도 대단한 구원투수 역할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이런 분위기에서 검사가 위법 논란과 책임 추궁을 무릅쓰고 직접 보완수사에 나설 가능성은 작기 때문이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검찰개혁 관련 현안 브리핑에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의 기본 입장으로 최종 정리했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검찰개혁 관련 현안 브리핑에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의 기본 입장으로 최종 정리했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수사 공백 막을 방법엔 무관심
폐지한다면 요구권 실질화해야
수사기관 간 사건 떠넘기기 막고
전체 사건 공소청 넘겨 점검 필요

보완수사권은 형사 절차 전체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 남겨 둔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없앤다고 개혁이 완성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지금 정치권은 마치 이 문제가 전부인 것처럼 매달리고 있다. 정작 먼저 검토되어야 할 제도들, 수사 공백을 막고 사건 누락을 줄이며 책임을 분명히 하는 장치들에 대해서는 놀랄 만큼 조용하다.

보완수사권이 폐지된다면 결국 핵심은 보완수사요구권이다. 요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을 때 징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미 업무가 포화된 경찰이 충실한 보완수사를 제때 마치게 하려면, 그 요구를 이행할 수 있는 현실적인 장치가 함께 설계돼야 한다. 일정한 사건은 수사팀장이 보고, 법리 검토가 필요한 사안은 수사심의관이 검토하는 식의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충실하고 신속한 보완수사가 인사와 근무평가에 제대로 반영되는 기준도 있어야 한다.

모든 사건이 한 번은 공소청의 점검을 받게 하는 전건송치 복원도 필요하다. 점검은 큰 사건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평범한 시민의 사건, 약자를 상대로 한 사건, 겉보기에 사소한 사건일수록 별다른 견제 없이 묻히거나 허무하게 끝나기 쉽다. 전건송치를 없애고 이의신청에 기대게 만든 뒤, 그 부담은 국민에게 넘어갔다.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이고도 지칠 수밖에 없었던 지난 5년의 경험은, 이의신청만으로는 법 앞에 평등하게 억울함을 해소할 수 없다는 것을 충분히 보여 주었다.

수사기관의 피의자 진술 영상녹화물을 법정에서 증거로 쓸 수 있도록 증거법을 손볼 필요도 크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피의자신문조서는 피고인이 법정에서 내용을 부인하면 증거로 쓸 수 없다. 피의자의 진술 영상은 수사 초기에 녹화되므로 증거가치가 큰데도, 현행 형사소송법에는 그 진술을 담은 영상녹화물을 법정에 증거로 낼 규정이 없다. 이는 피의자 보호에도, 진실을 밝히는 일에도 맞지 않는다. 수사기관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확보한 중요한 자료를 정작 법정에서는 증거로 쓰지 못하게 하는 모순을 해결해야 한다.

사건을 떠넘기고 방치하는 일을 막을 구체적인 규정도 필요하다. 새로 중대범죄수사청까지 생기면 관할 다툼과 이첩 갈등은 더 잦아질 수 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초동수사가 가장 먼저 흔들린다는 점이다. 그래서 관할을 신속히 정하는 절차와 함께, 최초로 사건을 맡은 수사기관이 필요한 수사를 중단 없이 이어 갈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 서로 미루는 사이 수사가 지연돼 증거를 놓치거나 공소시효를 넘기는 일은 어떤 수사기관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 김영호·김용민·서영교 의원과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이 지난달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검찰개혁과 관련해 형사소송법 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영호·김용민·서영교 의원과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이 지난달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검찰개혁과 관련해 형사소송법 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국회에 발의된 개정안은 공소청의 보완수사권을 없애면서도 수사 단계의 구속 기간은 오히려 줄이고 있다. 기소까지 분초를 다투는 구속 사건에 대한 공소청의 보완수사를 막으면서, 구속 기간까지 줄이는 것이 과연 맞는 방향인가. 보복범죄가 늘고 있는 현실에서 가해자의 구속 여부는 피해자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 문제는 구속 기간 단축이라는 단순한 방법으로 풀리지 않는다. 사건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구속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기계적으로 석방하는 지금의 방식부터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 법원이 사건의 성격과 위험 정도에 따라 더 유연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하고, 구속은 유지하되 수시로 보석 심문을 통해 위험을 가려내는 쪽으로 제도를 새로 설계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기소만 되면 그 뒤는 법원이 알아서 정리해 줄 것이라는 기대는 형사 절차의 실제와 다르다. 법원은 공소장에 적힌 내용 안에서 판결문을 쓸 뿐, 수사 단계에서 빠진 공범이나 놓친 범죄사실, 추가 증거를 채워 넣지 못한다. 공소장 변경이나 사건 병합이라는 제도가 있다고 해도, 처음 수사에서 생긴 빈틈까지 재판이 메워 줄 수는 없다.

보완수사권만 없애면 개혁이 완성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이제는 벗어날 때다. 개혁의 성패는 권한 하나를 없앴느냐에 있지 않다. 사건이 암장되거나 지연되지 않는지, 잘못 처리되었을 때 책임이 누구에게 분명히 남는지에 달려 있다. 정말 공소청의 보완수사권을 없애려면, 그로 인해 형사 절차의 균형이 누구에게 기우는지 냉정하게 봐야 한다. 그리고 그 기울어짐을 바로잡을 대안을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게 제시해야 한다. 그런 준비 없이 밀어붙이는 개혁은 개악일 뿐이다.

김예원 변호사·장애인권법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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