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함께 오찬을 위해 상춘재로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취임 후 처음으로 청와대에서 오찬을 했다. 같은 진영의 전현직 대통령 회동인데 식사 메뉴인 비빔밥이 화제가 됐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과열된 계파 갈등을 식히려는 의도로 마련된 자리였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내부의 단합과 외연 확장”을 언급했고, 문 전 대통령은 “당내의 단합이 국민 통합의 출발점”이라고 했다. 이어진 식사 자리에서는 상대 계파를 향한 가짜뉴스, 멸칭·조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고 한다.
실제로 친이재명계와 친정청래계의 스피커나 강성 지지층에서 나오는 멸칭과 조롱은 유튜브 등 SNS를 타고 확산하고 있다. 여당의 핵심 지지층이 집권 2년 차 대통령의 성공과 국민 통합 분위기를 조성하기보다 서로 상대 계파를 공격하고 갈등을 조장하느라 바쁘다. 친청계엔 ‘문조털래유(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 친명계엔 ‘한강새똥돼주길(한준호·강득구·김민석·이동형·김용민·이언주·송영길)’이란 멸칭이 따라다닌다. 일반 국민은 듣기 민망한 수준의 비정상적 언행이 정치권의 일상이 되고 있다.
이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의 회동은 이런 과도한 갈등에 일단은 브레이크를 건 것으로 보인다. 당권 주자인 김민석 전 총리는 어제 “동지들 간에 논쟁의 품격을 갖추자”고 화답했고, 정청래 전 대표는 “외연 확대가 민주당의 길”이라고 호응했다. 그러나 많은 국민은 차기 총선 공천권이 걸린 8월 전당대회가 다가올수록 양측의 갈등이 격화될 공산이 크다고 보고 있다.
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민주당이 야당과의 관계에서 협치나 국민 통합은 안중에도 없다는 식으로 행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후반기 국회 원 구성을 독자적으로 강행한 데 이어 소수 야당의 마지막 대여 견제 도구인 필리버스터의 문턱을 높이는 법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신속 처리 안건(패스트트랙)의 심사 기간도 단축할 방침이다. 국회의 여당 독주를 기정사실화하면서 국민 통합을 얘기하는 현 상황을 국민들이 어떻게 보겠는가. “더 큰 리더십을 발휘해 모두의 대통령이라는 꿈을 이루기 바란다”는 문 전 대통령의 덕담은 국민 모두의 바람이기도 하다. 지금 정부·여당이 그런 리더십을 향해 가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