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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대사 “한국은 AI 챔피언, 북한은 러 침략 조력자” [인터뷰]

중앙일보

2026.07.01 13:00 2026.07.01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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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인공지능(AI)의 챔피언이고, 북한은 러시아 침략의 조력자다.”

우고 아스투토(62) 주한유럽연합(EU) 대사는 한국의 AI 경쟁력을 높이 평가하는 동시에 북·러 군사협력에 대해서는 강하게 우려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주한EU대표부 사무실에서 만나 한·EU 정상회담 이후 협력 방향을 묻는 자리에서다.

우고 아스투토 주한유럽연합(EU)대사가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주한EU대표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주한EU대표부

우고 아스투토 주한유럽연합(EU)대사가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주한EU대표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주한EU대표부


지난달 10일 브뤼셀에서 3년 만에 열린 제11차 한·EU 정상회담에서는 경제안보와 공급망, 디지털·에너지 협력 확대 등이 폭넓게 논의됐다. 아스투토 대사는 “극도의 불확실성 속에서 한국과 EU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린 매우 성공적인 정상회담이었다”며 “양측 지도자들이 관계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했다. 가장 큰 성과로는 한-EU 고위급 경제대화, 2+2 경제안보 대화, 에너지 대화 신설을 꼽았다. 또 “경제·통상 협력을 넘어 공급망과 경제안보, 희토류, 에너지 안보 등 새로운 도전에 함께 대응할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지난달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EU 이사회에서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과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지난달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EU 이사회에서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그는 이어 “민주주의와 인권, 국제협력이라는 공동의 가치가 정상 간 대화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며 “한·EU 관계는 이러한 공동의 가치 위에 굳건히 서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대북 대화 기조에 대해서는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환영한다”며 “EU도 의미있는 역할이 있다면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북한의 지속적인 미사일 발사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은 여전히 심각한 우려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북러 군사협력을 강하게 규탄하는 내용도 처음으로 비중 있게 담겼다. 대사는 “유럽의 안보와 인도·태평양의 안보는 이제 서로 연결돼 있다”며 “북한은 이제 러시아 침략의 조력자”라고 규정했다. 이어 “북한은 러시아에 병력과 탄약, 미사일을 제공하고 있으며 그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군사기술과 에너지, 식량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며 “이 같은 군사적 연결고리가 어디까지 발전할지는 알 수 없지만, 추가적인 군사기술 확산 위험이 분명한 우려 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푸틴이 전쟁을 끝낼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규탄과 제재를 촉구했다.

지난 5월 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식(전승절) 열병식에서 인공기를 앞세운 북한군이 행진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지난 5월 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식(전승절) 열병식에서 인공기를 앞세운 북한군이 행진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안보뿐 아니라 경제·통상 분야에서도 한국과 EU의 협력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대사는 강조했다. 그는 중국 경제의 구조적 불균형과 과잉생산, 수출통제 등을 거론하며 “필요한 분야에서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디리스킹(de-risking)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와 관련해서는 “한국과 EU는 개방시장 덕분에 성장한 경제인 만큼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한 규범 기반 무역질서를 함께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호르무즈해협 위기를 언급하며 “재생에너지 확대는 기후변화 대응뿐 아니라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 과제”라며 이번 정상회담에서 에너지 대화를 신설한 배경을 설명했다.

글로벌 전자설계자동화(EDA) 기업 지멘스 EDA의 진 마리 브루넷 수석 부사장이 1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세이프 포럼 2026(SAFE Forum 2026)'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글로벌 전자설계자동화(EDA) 기업 지멘스 EDA의 진 마리 브루넷 수석 부사장이 1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세이프 포럼 2026(SAFE Forum 2026)'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공동성명에서 핵심 협력 분야로 제시된 AI와 관련해선 향후 10년 한·EU 협력의 최우선 과제라고 아스투토 대사는 말했다. 그는 “한국은 AI의 챔피언”이라며 “유럽의 연구 역량과 한국의 뛰어난 상용화 능력이 결합하면 민주적 가치에 기반을 둔 AI 생태계를 함께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유럽혁신위원회(EIC) 주도로 핀란드의 양자컴퓨터 기업 IQM 퀀텀컴퓨터스, 스페인의 전고체 배터리 기업 바스크볼트, 영국의 반도체 보안 기업 크립토 퀀티크 등 AI·양자컴퓨터·반도체·배터리·우주기술 분야 유럽 딥테크 스타트업 10개사가 한국을 방문해 국내 기업들과 교류한 바 있다.

대사는 한국의 연구·혁신 협력 확대에도 큰 기대를 나타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한국의 호라이즌 유럽(2021~2027년 EU 연구혁신 프로그램) 준회원국 참여를 두고 “아시아 최초의 매우 의미 있는 결정”이라며 “연구와 혁신 분야에서 양측의 장래는 매우 밝다”고 기대했다.




한지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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