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 북한 나선에서 열린 '북·러 국경 자동차 다리 건설 착공식' 장면. 노동신문, 뉴스1
러시아 극동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와 북한 나선 경제특구를 직접 잇는 첫 번째 정기 버스 노선이 연내 운행을 시작할 계획이다. 해당 노선이 신설되면 양국 간 여객·화물 운송은 물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역점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는 관광사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NK뉴스에 따르면 예브게니 볼로사토프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대행은 1일(현지시간) 자국 리아 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연해주의 관광업체인 ‘보스토크 인투르’(Vostok Intur)가 올해 연말쯤 해당 노선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업체는 지난 5월 운영사로 선정됐다. 2024년부터 북한 관광 관련 상품을 거의 독점해 온 블라디보스토크 소재 여행사라는 게 NK뉴스 측의 설명이다.
해당 버스 노선의 개통 시기는 북·러가 건설하고 있는 두만강 차량용 교량의 완공 시점과 맞물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은 2024년 평양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대한 조약’(북·러 신조약)을 체결하고 두만강 교량 건설에 합의했다. 당초 목표는 체결 2주년인 2026년 6월 19일 이전 완공이었다.
북·러 양국이 지난 4월 21일 두만강 하구 지역인 북한 나선과 러시아 하산을 잇는 차량용 교량의 상판을 연결하는 모습. 러시아 교통부, AFP
이와 관련, 양국은 지난 4월 해당 교량의 상판 연결 작업을 마쳤다. 하지만 러시아 측의 공정이 일부 지연되면서 당초 예정했던 6월 중순보다 개통이 미뤄지고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해당 지역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토대로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북한 측은 세관, 창고, 주차장, 국경 검문소 등 주요 시설과 이를 연결하는 도로까지 완공했다. 그러나 러시아 쪽은 주요 건물은 물론 이를 연결하는 일부 도로까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앞서 연해주 정부가 자국 건설회사인 톤넬유즈스트로이(TonnelYuzhStroy LLC)와 체결한 두만강 교량의 설계·건설 관련 계약서에 따르면 해당 교량은 총길이 800m 폭 10m의 왕복 2차선으로, 기존 두만강 철교에서 강 하류 쪽으로 415m 내려간 지점에 건설하는 것으로 계획됐다. 사업 완료 기한은 2026년 12월이다. 사업 기한을 고려할 때 교량이 늦어도 올해 연말쯤 개통할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러 간 차량용 교량이 완공될 경우 양국 간 물류·교통망 구축에 크게 기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양국 간 교류는 철도와 항공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차량을 활용한 육로가 새로 확보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화물 운송에 주로 사용하는 철도의 경우 하산~바리노프스키 사이 231㎞ 구간의 철로 노후화가 심각해 이동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항공의 경우에도 북한 국영 항공사인 고려항공이 보유한 항공기의 수가 적은 데다 대부분이 정상 운행이 어려운 노후 기종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정유석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교량 완공으로 양국 간 교류에 차량이 투입될 경우 물동량과 여객 운송량이 획기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북한이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는 관광업은 물론 북·러 양국 간 교류·협력을 한층 더 촘촘하게 만드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