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와 집수리 등 생활 서비스를 연결하는 플랫폼인 태스크래빗은 올해 예약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마이크로 무빙'이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 무빙은 대규모 장거리 이사 대신 짧은 거리와 적은 짐, 빠른 일정이 특징인 소규모 이사를 의미한다. 올해 이사하는 사람들은 과거보다 유연하게 자신의 상황에 맞게 간단한 방식을 선호하는 것이 특징이었다.
이런 배경에는 최근 갑작스럽게 이사해야 하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렌트 계약 만료 직전까지 집을 구하지 못하거나 새 직장의 근무지가 확정되기를 기다리거나 함께 살 룸메이트를 찾는 과정이 길어지면서 계획에 없던 이사를 급하게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태스크래빗에 따르면 이런 긴급 이사 예약이 지난해보다 23%나 증가했다. 당일 이사 예약도 19% 늘어났다.
집을 구하기 어려운 대도시에서는 이런 현상이 특히 두드러졌다. 샌프란시스코는 긴급 이사 예약이 전년 대비 18% 증가해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뉴욕이 15%, 시카고가 11% 증가했다.
급하게 이사해야 하는 사람들이 전문 이사업체의 도움을 받는 경우도 늘고 있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이들은 여러 차례 자동차를 이용해 짐을 나르거나 가족과 친구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며칠 안에 이사를 마쳐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포장 서비스나 트럭 대여, 전문 이사 인력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올해 들어 '부분 이사'도 빠르게 늘고 있다. 부분 이사는 모든 가구와 짐을 한꺼번에 옮기는 대신 이삿짐 일부만 전문 업체에 맡기는 방식으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태스크래빗 데이터에 따르면 이사 관련 검색어 가운데 '짐 아주 적음'은 37%, '작은 화물'은 31%, '가지 수 적음'은 22% 증가했다. 이 같은 변화는 소형 주거 공간으로 이사하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원룸 아파트 검색이 19% 증가한 것도 이를 방증한다. 대학 기숙사로 들어가는 학생들도 이전보다 전문 이사업체를 이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관련 서비스 수요가 늘었다.
전문가들은 이사 비용을 줄이고 싶다면 부분 이사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상자 포장이나 작은 짐 운반은 직접 처리하고 무거운 가구나 대형 가전제품만 전문가에게 맡기면 비용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올해 이사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가까운 곳으로 옮기는 이사의 증가다. 태스크래빗은 단거리 이사 도움을 찾는 이용자가 지난해보다 29%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도시 안에서 옮기는 지역 내 이사도 15% 늘었다.
집 크기를 줄이거나 늘리는 경우나 다른 아파트로 옮기는 경우, 룸메이트가 바뀌는 경우처럼 생활환경은 바뀌지만 거주 지역을 떠나는 것은 아닌 이들이 많아진 것이다.
단거리 이사는 장거리 이사보다 비용 부담이 훨씬 적다. 같은 도시 안에서 이동할 경우 운송 시간과 인건비, 차량 이용료가 줄어들기 때문에 경제적이다.
전문가들은 비싼 주거비와 경제적 불확실성이 마이크로 무빙 확산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비싼 렌트비와 주택 가격 때문에 더 작은 집으로 옮기거나 직장과 가까운 곳으로 가거나 룸메이트와 주거비를 나누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필요한 만큼만 소비하고 필요한 만큼만 이동한다'는 실용주의 성향이 강해진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에는 이사가 인생의 큰 전환점으로 여겨졌다면 이제는 같은 도시 안에서 더 적은 짐을 가지고 필요할 때 유연하게 이동하는 생활 방식이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이사 시장이 대규모 장거리 중심에서 소규모와 단거리 중심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도 주거비 부담이 계속되면 마이크로 무빙은 인기 있는 이사 방식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