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고교야구 전국대회에서 배재고 야구부 선수들이 상대팀인 광주제일고를 향해 지역 비하를 연상시키는 구호를 외쳐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X 캡처
고교야구대회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연상시키는 혐오성 응원을 한 서울 배재고 야구부에 대해 6개월 출전정지 징계가 내려진 데 대해 정치권에서도 징계 수위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2일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과했다.
정 교육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청룡기 고교야구대회 경기장에서 발생한 배재고 야구부의 부적절한 응원 사태와 관련해 서울교육을 책임지는 교육감으로서 광주제일고 학생선수와 학부모, 동문 여러분 그리고 역사적 아픔을 간직한 광주시민과 국민 여러분께 고개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책임을 통감한다”며 “학생 스포츠는 승패를 겨루는 경기이기 이전에 존중과 책임, 페어플레이를 배우는 교육의 장이다. 상대를 이기는 것보다 먼저 배워야 할 것은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라고 했다.
이어 “서울시교육청은 사안 발생 다음 날 해당 학교를 방문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며 “학교의 사안 처리 과정, 학생 선수 지도 체계, 현장 조치 여부, 재발방지 교육 계획을 면밀히 살피고, 필요한 교육적 조치가 원칙과 절차에 따라 책임 있게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배재고 야구부에 전국대회 6개월 출전정지 징계를 내린 데 대해서는 “협회의 결정을 이번 사안의 엄중함을 보여주는 조치로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학생 스포츠에서 징계는 끝이 아니라 교육적 회복의 출발이어야 한다”며 “학생들이 성찰과 배움을 통해 다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적 지원을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학생 개인에 대한 신상 공격이나 과도한 비난이 확산되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며 “책임을 묻는 과정도 교육의 원칙과 절차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학생들이 자신의 행동을 성찰하고, 배움을 통해 다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육의 역할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교육감은 “서울시교육청은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학교체육 현장의 인권교육과 역사교육의 구체적 실천방안을 마련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종합적 대응 체계를 마련하겠다”며 “같은 아픔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끝까지 책임지고 살피겠다”고 밝혔다.
배재고 일부 학생 선수들은 지난달 29일 서울 양천구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광주일고와 경기에서 6-2로 앞선 8회초 공격 도중 상대 더그아웃을 향해 난데없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라고 외쳤다. 이 발언은 지난달 스타벅스 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을 떠올리게 하는 조롱성 구호로 받아들여져 거센 비판을 불렀다.
협회는 전날 긴급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이번 사안을 스포츠 정신에 반하고 경기장 질서를 문란하게 한 사안으로 판단해 배재고에 전국대회 출전정지 6개월 징계를 내렸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등 야권에서는 “명백히 과도하고 폭력적”이며 “정권의 이중잣대”라고 일제히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