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포천 예비군 훈련 중 사망 20대 사인은 급성췌장염”
중앙일보
2026.07.01 22:54
2026.07.01 23:14
최장식 육군참모차장(중장)이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포천 한 사단에서 예비군 훈련 중 사망한 A씨 사건과 관련한 브링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5월 경기 포천의 한 부대에서 예비군 훈련 중 쓰러져 숨진 20대 남성의 사인은 폭염 속 강압 훈련이 아닌 급성췌장염인 것으로 밝혀졌다.
육군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예비군 의무 지원과 안전 통제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최장식 육군참모차장(중장)은 2일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유가족 입회하에 진행된 부검과 민간 법의 자문기관 2곳의 소견을 종합한 결과를 발표했다.
부검 결과 고인의 췌장과 십이지장 부위에서 심한 괴사성(대사성) 병변이 발견됐다. 이번 병명 공개는 사실과 다른 의혹 확산을 막아달라는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이루어졌다.
육군에 따르면 고인 A씨는 지난 5월 13일 오후 6시 56분쯤 제73보병사단에서 야간 작계시행 훈련을 위해 거점으로 이동하던 중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현장 간부들이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하며 군 응급환자 앱으로 신고했다. 오후 7시 20분쯤 민간 119구급차가 도착해 A씨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그는 끝내 숨졌다.
의료진과 군 당국은 병변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이송 시간이 수 분 단축됐더라도 결과를 바꾸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올해 3월 췌장염 발병 이후 입소 전날까지 4차례 통원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입소 당시 건강문진표에는 해당 병력을 기재하지 않았고 입소 전 부친의 훈련 열외 권유와 군의 건강 상태 확인 공지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강한 의지에 따라 훈련에 참여했다.
사고 당일에도 건강 이상자 13명이 열외됐지만A씨는 직접 이동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일각에서 제기된 사단장의 드론을 이용한 과도한 훈련 감시 등의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육군은 절차상 중대한 위법 사항은 없었지만 훈련 규모 확대에 따른 상급 부대의 안전 활동 통합성과 의무 지원이 미흡했음을 인정하고 즉각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았다.
우선 지난 1일부로 기존 7개였던 건강문진표 항목을 과거 질병과 세부 증상까지 파악할 수 있도록 13개로 대폭 늘려 세밀한 건강 상태 확인이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아울러 대규모 야외 훈련 시 인접 부대나 민간 인력을 통합한 의무지원팀을 상주시키고, 자동제세동기(AED) 보급을 대대급에서 중대급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과학화 예비군훈련장 구축과 함께 휴게 시설을 보강하고 민간 시설 활용 방안을 검토하는 등 예비군 편의성과 안전 여건 보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고성표([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