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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무법중년” 촉법소년 비아냥에 총 꺼냈다…‘김부장’ 묵직한 한방

중앙일보

2026.07.01 22:56 2026.07.02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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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김부장'에서 김부장 역을 맡은 배우 소지섭이 극중 딸의 납치와 연관된 인물을 향해 주먹을 날리고 있다. [사진 SBS]

SBS 드라마 '김부장'에서 김부장 역을 맡은 배우 소지섭이 극중 딸의 납치와 연관된 인물을 향해 주먹을 날리고 있다. [사진 SBS]


장기 밀매를 일삼는 조직의 소굴을 쑥대밭으로 만든 김 부장(배우 소지섭 분). 이들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청년을 의자에 묶어둔 채 사라진 딸의 행방을 묻는다. 청년은 피범벅이 되도록 얻어맞고도 “우리는 법이랑 아무 상관이 없다. 미성년자라서”라며 비아냥거렸다. 가방 속에서 꺼낸 총을 청년에게 겨눈 김 부장이 방아쇠를 당기며 서늘하게 말했다. “촉법소년? 표현 좋네. 그럼 나는 무법중년 해야겠다.”
‘상남자’들의 묵직한 액션이 하반기 방송가를 강타하고 있다. 소지섭·남궁민·남주혁·이동욱 등 스타급 남자 배우들이 TV·OTT(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가리지 않고 총출동한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지난달 26일 첫 방송을 시작한 SBS 드라마 ‘김부장’이다. 주연인 소지섭은 평범해 보이지만 엄청난 무력을 지닌 은행 회계팀 김 부장 역을 맡아 열연을 펴고 있다. 그가 사라진 딸 민지를 찾기 위해 복수에 나서는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되며 드라마는 2회 만에 전국 시청률 15.7%(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올해 TV 방영된 드라마 중 최고 시청률이다. 올해 방송된 드라마 종전 최고 시청률은 MBC ‘21세기 대군부인’(13.8%), SBS ‘판사 이한영’(13.6%), tvN ‘언더커버 미쓰홍’(13.1%) 순이었다.
4일 시작되는 KBS 드라마 '결혼의완성'에서 주연을 맡은 남궁민은 아내가 납치된 이후 용의자로 몰리며 처절한 액션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 KBS]

4일 시작되는 KBS 드라마 '결혼의완성'에서 주연을 맡은 남궁민은 아내가 납치된 이후 용의자로 몰리며 처절한 액션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 KBS]


곧 공개될 드라마들도 배우들의 강렬한 액션을 앞세운다. 오는 4일 첫 방송되는 ‘결혼의 완성’(KBS)에서는 남궁민이 액션 연기에 나선다. 남궁민이 연기하는 병원장 강태주는 이혼을 앞둔 아내가 납치되자 용의자로 지목되며 도망자 신세로 전락한다. 동시에 범죄 조직을 상대로 목숨을 건 추격전을 벌이며 절박함이 더해진 액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17일 공개되는 ‘동궁’(넷플릭스)에서는 남주혁이 귀신의 세계를 넘나드는 능력을 가진 구천 역을 맡아 액션 연기를 펼친다. 22일 공개될 ‘킬러들의 쇼핑몰 2’(디즈니플러스)에서는 이동욱이 조카와 함께 글로벌 범죄 조직에 맞서는 킬러 정진만을 연기한다.

이밖에 지난 27일 최종회(12회) 최고 시청률 8.2%(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종영한 신하균 주연의 MBC 드라마 ‘오십프로’, 넷플릭스에서 4주째 글로벌 주간 시청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김무열 주연의 ‘참교육’ 역시 주인공들의 ‘사이다 액션’이 주목을 받았다.

올 상반기 신혜선(레이디 두아·은밀한 감사), 임지연(멋진 신세계), 아이유(21세기 대군부인), 김고은(유미의 세포들) 등 스타급 여배우들의 활약이 도드라졌던 것과 대조적이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추석과 연말연시가 포함된 하반기는 플랫폼들이 가장 공을 들이는 텐트폴(대작) 경쟁 시기”라며 “상반기에 비교적 감성적인 로맨스, 휴먼 드라마가 강세였다면 하반기에는 몰입도가 높고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하는 액션, 스릴러 장르가 전면 배치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동궁에서 주연을 맡은 남주혁.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드라마 동궁에서 주연을 맡은 남주혁. [사진 넷플릭스]

과거보다 강렬해진 액션신은 OTT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가족 시청층을 고려해 표현 수위를 조절했던 지상파 기반의 드라마와 달리 최근 론칭한 액션물들은 피와 상처, 신체 손상 등 구체적으로 폭력을 묘사한다. 15세 이상 관람가인 ‘김부장’에서는 소지섭이 날카로운 은사(銀絲)로 적들에게 상처를 입히고 피범벅이 된 상대의 목을 조르는 장면 등이 여과 없이 방영된다. 극을 끌어가는 주요 범죄 역시 마약(참교육), 장기밀매(김부장) 등 과거 영화에서나 볼 법한 소재들이다.

이에 대해 또 다른 방송계 관계자는 “OTT 시청 패턴이 정착되며 시청자들은 더 이상 TV 플랫폼 특유의 순화된 액션 연출에 만족하지 못한다”며 “드라마에서도 영화 못지 않은 스케일과 몰입감을 구현하기 위해 특수분장, 촬영기법, 컴퓨터그래픽(CG) 기술 등 다양한 표현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즈니플러스가 오는 22일 공개하는 드라마 '킬러들의쇼핑몰2'에서 조카를 단련시키는 킬러역을 맡은 이동욱. [사진 디즈니플러스코리아]

디즈니플러스가 오는 22일 공개하는 드라마 '킬러들의쇼핑몰2'에서 조카를 단련시키는 킬러역을 맡은 이동욱. [사진 디즈니플러스코리아]


다만 화려한 액션에 비해 서사·개연성이 부족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인공에게 초인적인 전투 능력을 부여하기 위해 과거 공작원이나 국정원 블랙요원, 특수부대 출신, 킬러 등 비현실적인 설정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게 대표적이다. 복수극에 개연성을 주기 위한 납치·살인 등 극단적인 범죄가 설정의 주를 이루기도 한다.

박기수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대부분 드라마의 호흡이 짧아지면서 생각을 유발하거나 갈등이 길어지는 이야기들을 덜어내는 ‘서사의 경량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소재조차 웹툰·웹소설 등에서 가져오는 케이스가 많아지면서 드라마 속 일상의 모습은 휘발되고 폭력을 정당화하는 멋진 액션신만 남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민지(choi.minji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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