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2일 오후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의 백령·연평도에서 해상 실사격 훈련을 진행했다. 지난해 서북도서방위사령부 해상사격훈련에서 해병대 연평부대 K-9자주포가 사격을 실시하고 있는 모습. 사진 해병대사령부
군 당국이 2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서북도서 실사격 훈련을 진행했다. 이재명 정부 들어 실시한 서북도서 실사격 중 사격량으로는 최대 규모로, 북한이 해군력을 증강하는 등 대남 위협 수위를 높이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해병대 서북도서방위사령부(서방사) 예하 제6여단과 연평부대는 이날 오후 서해 해상사격장에서 K-9 자주포, 다연장로켓 천무 등 300여발을 사격했다. 훈련은 NLL 이남 한국 해역에 있는 가상 표적에 사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해병대 6여단은 부대 편제 화기로 K-9 자주포, 다연장로켓 천무, 스파이크 대전차 미사일, 유도로켓 비궁을 두고 있는데 가용 자원이 총동원됐다.
이날 해병대는 특히 K-9 자주포를 200여발 이상 사격했는데 이는 이전보다 한층 늘어난 규모다. 해병대는 지난 2월 서해 해상 사격장에서 K-9 자주포 190여발을 사격했고, 지난해 12월에는 K-9 자주포 100여발을 쐈다.
이는 연간 교육훈련계획에 따른 것이라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해병대 관계자는 “NLL 이남 우리 해역에서 실시하는 통상적이고 정례적인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전보다 막강한 화력을 쏟아부은 건 최근 북한의 해군력 강화 추세를 고려한 조치라는 해석이 군 안팎에서는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3일 서해 남포항에서 진행된 최현호 취역식 연설에서 “해군의 핵 무장화는 자기 이정을 정확히 밟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관영 매체는 지난달 24일 최현호가 당 중앙군사위의 명령에 따라 “조선인민군 해군 서해함대에 취역하여 공화국 서해 해상방위와 전쟁억제의 영예로운 사명을 수행하게 된다”고 전했다.
당초 동해 배치가 예상되던 최현호가 서해함대에 편입되며 북한이 서해 NLL 도발을 통해 일대를 분쟁지역화하려는 시도를 다시 하려는 것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김정은은 지난 2024년 2월 “한국 괴뢰들이 국제법적 근거나 합법적 명분도 없는 유령선(線)인 북방한계선이라는 선을 고수해보려고 발악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NLL을 부정하고 새로운 해상 경계선을 설정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이날 군은 훈련 사진이나 영상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군 당국은 지난해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뒤 처음 이뤄진 서북도서 실사격 때는 훈련 사진을 공개했으나 이후에는 훈련했다는 사실만 알리고 있다. 또 방어적 성격의 정례훈련이라는 점을 부각했는데, 북한을 자극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
서북도서 해상 사격훈련은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로 중단됐다가 2024년 윤석열 정부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9·19 군사합의 전면 효력정지를 결정하면서 재개됐다. 군 당국은 이후 분기별(약 3개월)로 실사격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9·19 군사합의를 복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유지하며 대남 공격 의사까지 밝히는 가운데 실사격 훈련 등을 선제적으로 멈출 명분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