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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벅 가야지” 배재고 징계에 갑론을박…“사회 전체 반성” 주장도

중앙일보

2026.07.01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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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고교야구 전국대회에서 배재고 야구부 선수들이 상대팀인 광주제일고를 향해 지역 비하를 연상시키는 구호를 외쳐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X 캡처

지난달 29일 고교야구 전국대회에서 배재고 야구부 선수들이 상대팀인 광주제일고를 향해 지역 비하를 연상시키는 구호를 외쳐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X 캡처

5·18 민주화운동 비하 논란으로 파문을 일으킨 배재고 야구부 선수단이 전국대회 출전 6개월 정지 중징계를 받은 가운데 징계 수준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혐오 표현이 스포츠 정신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지만, 일각에선 학생 선수들의 운동 경력이 끝날 수 있는 과도한 조치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소재 사립대 야구부 선수인 김모(22)씨는 2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경기가 팽팽할수록 큰 소리로 집단 구호를 외치며 기싸움 하는 게 학생 야구의 응원 문화”라며 “대회 순위 등을 언급하면서 상대를 자극하는 건 흔하지만, 상대팀의 연고지나 지역 등을 특정해 비하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감독·코치도 한 다리 건너면 서로 다 알 정도로 야구 판이 좁기 때문에 지역 비하 표현 등은 서로 절대 하지 않는다. 감독과 코치가 왜 제지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1일 서울 강동구 배재고 앞에 근조화환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서울 강동구 배재고 앞에 근조화환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한 징계 조치가 학생 선수들에게 지나치게 무겁다는 얘기도 나온다. 시합 출전이 정지되면 학생 선수의 운동 경력이 사실상 중단될 수도 있다는 우려다. 경기도 소재 대학 야구부 선수인 이모(23)씨는 “고교 야구에서 프로로 직행하는 선수는 극소수이기 때문에 대다수는 대학·실업팀 입단을 통해 다음 기회를 노린다”며 “대통령배·봉황대기 등 하반기 전국대회를 통째로 날린다는 건 대학 진출을 위한 포트폴리오 자체가 사라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5학년 자녀를 키우는 40대 학부모 송모씨는 “선수단 전체의 문제라지만 개별 선수 한 사람 한 사람을 따져보면 억울한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사태의 책임을 학생들에게만 물을 수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일차적 책임은 감독과 코치 지도자에게 있다는 지적이다. 원광고 체육교사 김기종(40)씨는 “야구는 감독 외에도 타격·주루 등 여러 코치가 있고, 담당 교사 등 지도 인원이 상당히 많다”며 “지도자가 같이 경기장에 있는 상황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은 감독·코치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김씨는 “학업보다 운동에 전념하는 학생 선수들에겐 학교 선생님의 열 마디 말보다 감독의 한 마디가 훨씬 큰 영향력을 미친다. 운동뿐만 아니라 인성 교육도 코치진이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

이규연 광주제일고등학교 교장(왼쪽)이 지난달 30일 서울 송파구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를 방문해 전국 고교야구대회 도중 발생한 상대팀 배재고등학교의 응원 구호 논란과 관련한 항의서한을 전달한 뒤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규연 광주제일고등학교 교장(왼쪽)이 지난달 30일 서울 송파구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를 방문해 전국 고교야구대회 도중 발생한 상대팀 배재고등학교의 응원 구호 논란과 관련한 항의서한을 전달한 뒤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SNS선 후폭풍 지속…‘신상박제’ 사적 제재도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선 이번 사태의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사 스타강사 최태성(55)씨는 지난 1일 자신의 SNS에 “우리나라 근대 학문의 서문을 연 아펜젤러의 배재학당이 내세운 것은 섬김이었다”며 “대한민국 교육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절실히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저 자신이 너무 부끄럽습니다”라고 적었다. 같은 날 한동훈·나경원·김재섭 의원 야권 정치인들은 SNS에 “6개월 출전 정지는 과도한 처분”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 SNS 이용자는 배재고 야구부 학생 선수의 이름과 얼굴을 무단으로 게시하는 등 사적 제재를 가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한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이용자가 배재고 야구부 학생 선수의 신상을 무단으로 올린 게시물. 사진 X 캡처

한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이용자가 배재고 야구부 학생 선수의 신상을 무단으로 올린 게시물. 사진 X 캡처



“단순 장난이라 접근하면 안 돼…교육적으로 풀어야”

표면에 드러난 배재고 학생들의 발언 자체보다는 청소년 사이에서 혐오 표현이 재생산되는 구조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사태의 배경엔 혐오와 조롱 표현을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트)’으로 소비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주형 경인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숏폼·릴스 등 짧고 자극적인 콘텐트에 익숙해진 10대 청소년 사이에서 혐오 표현을 놀이 문화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수십년간 차별과 배제, 억압을 겪어왔던 공동체에 대한 혐오는 단순한 언어생활 문제가 아니다”라며 “가해 학생의 단순한 장난이나 실수라고 접근하면 안 된다. 피해 학생들의 역사와 공동체 의식에 초점을 맞추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교육적 접근을 통한 재발 방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성적 지상주의만 강조해온 우리 사회와 학교 전체가 반성해야 하는 문제”라며 “특정 학교나 학생에 대해 과도하게 비난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청소년들이 역사의식과 공동체 의식을 기를 수 있도록 교육 시스템 전반을 개선해 나가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오삼권.김창용([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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