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통화 가치가 맥을 못 추는 사이 위안화만 나홀로 강세다.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수출 호조와 중국 정부의 '위안화 국제화' 전략이 맞물리면서다.
2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달러 대비 역내 위안(CNY) 환율은 지난 1일 6.7948위안으로 연초 기준인 지난해 말 종가(6.9937위안)보다 약 3% 하락(위안화 가치는 상승)했다. 1년 전(7.1654위안)과 비교하면 위안화 가치는 약 5% 올랐다.
김영옥 기자
중국 제조업 회복과 수출 호조가 배경으로 꼽힌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3으로 확장 국면에 재진입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30일 "AI 관련 제품 수요와 미국의 관세 인상 전 '밀어내기 수출'이 경기 부진을 상쇄하며 중국 제조업을 확장 국면으로 돌려놨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통화 강세는 수출에 부담이지만 중국은 위안화 강세 속에서도 수출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대금의 위안화 직접 결제와 달러의 위안화 환전이 늘면서 위안화 매수 수요도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지난 5월 전 세계 무역금융 거래에서 위안화 비중은 7.0%로 달러(82.5%)에 이어 2위다. 2020년(약 2%)과 비교하면 7%포인트 올랐다.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전략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2월 "강력한 통화를 갖춰 글로벌 기축통화 지위를 가져야 한다"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2024년 1월 비공개 발언을 처음 공개하며 위안화 국제화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에너지 안보와 제조업 경쟁력이 탄탄해 위안화 가치가 오르거나 전쟁 등 외부 충격이 발생해도 수출 경쟁력이 크게 흔들리지는 않는다"며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 이후 중국이 미 국채 등 달러 자산 비중을 줄인 것도 위안화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달러와 위안화가 동반 강세를 이어갈 경우 원화 약세가 상대적으로 부각되면서 수입물가 상승과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박상현 iM증권 전문위원은 "원화 약세는 내수 부담을 키우고 자본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외국인 자금 흐름을 환율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투자심리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