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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강창일...“北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불러야 순리”

중앙일보

2026.07.02 02:42 2026.07.02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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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1일 영종도 인스파이어에서 열린 제22기 민주평통 유라시아 지역회의 평화공존 정책 대화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강창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1일 영종도 인스파이어에서 열린 제22기 민주평통 유라시아 지역회의 평화공존 정책 대화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강창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이 2일 “북한이 우리를 ‘대한민국’으로 부르면 우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부르는 것이 순리”라는 입장을 밝혔다. 책임있는 정부 고위 인사가 북한이 남한과의 동족성을 부인하기 위해 대한민국이라는 호칭을 쓰는 걸 이유로 들어 우리도 북한의 국호를 부르자고 주장한 것이다. 이는 남북 간 평화·공존을 강조하려는 본래 의도와 달리 북한의 대남 적대시 정책에 말려드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 수석부의장은 이날 한국종교지도자원로회의가 발표한 ‘평화공존과 상호존중 선언’과 관련한 개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상대의 이름을 존중하는 것에서 평화가 시작된다는 말씀에 깊은 공감 표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정전 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어놓는 것이야말로 현시대가 요구하는 역사적 과제”라면서 “그 첫걸음은 상호간 공식 국호로 부르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이 내세우고 있는 ‘적대적 두 국가론’에 맞서 ‘평화적 두 국가론’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논리와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 수석부의장이 “민족공동체의 미래, 평화통일의 미래 측면에서 긴 역사적 안목에서 바라보면서, 한반도 평화공존의 큰 그림 속에서 대화와 협력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앞서 한국종교지도자원로회의는 오전 발표한 ‘한반도 평화공존과 상호존중 선언’에서 “평화공존은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며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에서 상대가 사용하는 공식 명칭에 대해서도 열린 자세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강 수석부의장은 또 “이미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를 비롯한 남북 간의 합의서에는 공식 국호가 사용되고 있고,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 가입할 때도 국가 단위로 각각 가입해서 지금에 이르게 된 것은 엄연한 현실”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북한이 ‘남조선’ 대신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사용하는 데는 남측을 적대국으로 규정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이는 ‘쌍방(남북) 사이의 관계가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라고 규정한 남북기본합의서 정신과도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

실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0일부터 사흘간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한국을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공인한 우리 당의 대적 투쟁 원칙을 철저히 견지해야 한다”면서 한국에 대한 적대 정책 기조를 재차 강조했다.

그런데 정부 고위급 인사가 ‘북한이 우리 국호를 부르니 우리도 북한 국호를 불러주자’는 식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는 건 이같은 북한의 대남 단절 의도를 간과하는 것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강 수석부의장이 이런 의견을 개인 명의 입장으로 낸 것도 사안의 민감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민주평통은 통일정책 수립을 위한 대통령 자문기구로 의장은 대통령이지만, 부총리급인 수석부의장이 실질적인 조직의 수장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수석부의장은 주로 정치원로나 대통령의 측근이 맡아왔다.



정영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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