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에 지고 아쉬워하는 세네갈 선수들과 벨기에 틸레만스(오른쪽). [신화·AP=연합뉴스]
아프리카 돌풍이 마지막 10분의 고비를 넘지 못했다. 세네갈과 콩고민주공화국이 유럽 전통의 강호 벨기에와 잉글랜드에 승리 직전까지 갔다가 잇달아 역전패했다.
세네갈은 2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 토너먼트에서 벨기에를 상대로 후반 40분까지 2-0으로 앞서 나갔다. 전반 24분 무아마두 하비브 디아라가 골대를 맞고 나온 공을 오른발로 가볍게 밀어넣어 선제골을 터트리고, 후반 6분에는 이스마일라 사르가 추가골을 뽑아냈다.
벨기에는 후반 시작과 함께 로멜루 루카쿠를 투입하고, 후반 11분에는 케빈 더브라위너와 제레미 도쿠까지 빼면서 경기에 변화를 주고 공세를 펼쳤다. 세네갈의 육탄방어는 후반 막바지에 금이 갔다. 세네갈은 후반 41분 루카쿠의 오른발슛에 동점골을 내준 뒤 급격히 흔들렸다. 3분 뒤에는 유리 틸레만스에게 헤더 동점골을 내주면서 승리를 놓쳤다.
연장전의 팽팽한 승부는 비디오판독으로 갈렸다. 연장 후반 12분 틸레만스가 세네갈 라민 카마라에게 걸려 넘어지는 장면이 온필드 리뷰를 통해 페널티킥으로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주장 틸레만스는 골키퍼를 완벽히 속이고 오른발 슈팅을 성공시키며 벨기에의 16강행을 확정 지었다. 이로써 벨기에는 지난 2018년 러시아 대회 16강 일본전(0-2에서 3-2 역전승)에 이어 8년 만에 다시 한번 0-2의 열세를 3-2로 뒤집는 드라마를 완성했다.
잉글랜드 케인(왼쪽)과 잉글랜드에 역전패하고 허탈해하는 콩고민주공화국 선수들. [로이터·AFP=연합뉴스]
같은 날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도 극적인 승부가 연출됐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는 아프리카의 새로운 돌풍의 주역 콩고민주공화국에 선제골을 내주며 고전했으나,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의 멀티골 활약에 힘입어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16강에 안착했다. 1966년 자국 대회 우승 이후 60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리는 잉글랜드는 오는 6일 멕시코시티에서 공동 개최국 멕시코와 격돌한다.
케인은 후반 30분 헤더 동점골을 터트린 데 이어 후반 41분 수비수 두 세명을 앞에 두고 페널티박스에서 침착한 오른발슛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이번 대회 4, 5호 골을 연달아 신고한 케인은 득점 선두 리오넬 메시, 킬리안 음바페(이상 6골)를 한 골 차로 추격했다. 앤서니 고든은 후반 15분 교체 출전해 케인의 두 골을 모두 도우며 특급 조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48개국으로 출전국이 확대된 이번 대회에는 아프리카에서 10개국이 출전해 무려 9개국이 32강에 올라가는 성과를 거뒀다. 이중 콩고민주공화국과 세네갈을 비롯해 코트디부아르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은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대회 4강에 오른 모로코는 승부차기 끝에 네덜란드를 꺾고 16강에 올랐다. 앞으로 알제리(스위스전), 카보베르데(아르헨티나전), 이집트(호주전), 가나(콜롬비아전) 등 4개국이 32강전을 남겨두고 있다.
한편 개최국 미국은 이날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32강전에서 한 명이 퇴장당했지만 2-0으로 승리했다. 전반 막판 선제골을 뽑아낸 발로건이 후반 중반 퇴장당했다. 득점한 선수가 퇴장당한 건 2006년 독일 월드컵 결승전 때 지네딘 지단(프랑스) 이후 20년 만이다. 미국은 수적 열세 속에 고전했지만 후반 37분 말리크틸먼의 프리킥 골로 승리를 굳혔다. 미국은 16강에서 벨기에와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