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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통화 동반 약세…1997년과 묘하게 닮아간다

중앙일보

2026.07.02 08:29 2026.07.02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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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코스피가 전날보다 7.89% 내린 7648.09로 마감했다. 이날 오후 서울 하나은행 딜링룸에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2일 코스피가 전날보다 7.89% 내린 7648.09로 마감했다. 이날 오후 서울 하나은행 딜링룸에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강 달러에 아시아 통화가 흔들리고 있다. 원화는 한 달 넘게 달러당 1500원대에 머물고 있고, 엔화는 40년 만의 ‘수퍼 엔저’로 회귀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와 태국 바트, 필리핀 페소 등 동남아 통화도 약세다.

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2일부터 6월 30일까지 원화 가치는 달러 대비 7.5% 내렸다(환율은 상승). 루피아(-7.0%)와 바트(-5.6%), 페소(-3.8%), 엔화(-3.3%)보다 낙폭이 크다. 이날도 원-달러 환율은 1555.8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화값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아시아 통화의 동반 약세는 1997년 외환위기 트라우마를 소환하고 있다. 당시 환율을 달러에 묶어둔 동남아 통화가 강 달러 여파에 고평가됐고, 수출 경쟁력이 떨어진 태국 바트화가 투기 공격에 무너졌다. 위기는 인도네시아·필리핀을 거쳐 한국으로 번졌다.

이번에도 강 달러가 기본 축이다.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25일 101.7까지 오르며 1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가 상승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영향이다.

하지만 90년대 후반과 지금의 외환시장 구조는 다르다. 97년엔 고정환율제와 단기 달러 외채, 바닥난 외환보유액 탓에 아시아 외환시장이 한꺼번에 무너졌다. 그때와 달리 지금은 변동환율제 아래다. 환율이 충격을 흡수하고 있고 외환보유액도 과거보다 훨씬 두텁다. 금융시스템 붕괴보다 고환율·고유가발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역시 5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270억 달러에 달해 외환위기 당시(300억~400억 달러)의 10배를 넘는다. 대신 외국인 주식 순매도, 해외 투자 확대에 따른 달러 유출, 엔저 동조화가 원화 약세를 일으킨 주범이다.

아시아 통화 중 위안화만 무풍지대다. 중국 인민은행(PBOC) 영향권 아래에서 있는 관리변동환율제를 적용받는 데다 수출 호조, 인공지능(AI) 열풍 등도 위안화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달러 대비 역내 위안화 환율은 지난 1일 6.7948위안으로 지난해 말보다 약 3% 하락(위안화 가치는 상승)했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위기의 불씨는 살아 있다. 약한 고리로 인도네시아가 꼽힌다. 국가 주도 경제 정책과 중앙은행 독립성 우려에 외국인 자금 이탈에 속도가 붙었다. 원유 수출국이면서 정제유는 수입해 경상수지가 되레 나빠지는 약점도 있다. 인도네시아 외환보유액은 2년 만에 최저로 줄었고, 증시도 올해 들어 약 29% 급락했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수퍼 엔저도 97년과 다른 불안 요인이다. 누적된 엔저에 미·일 금리 차와 캐리 트레이드가 더해진 탓이다. 엔-달러 환율은 6월 말 장중 162엔을 넘으며 40년 만의 최저치로 밀렸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엔저 심화로 아시아 통화 전반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원.박현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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