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부터 배송까지, 간편하고 편리한 쇼핑에 대한 선호도가 커지면서 국내 배송 시장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장을 본 물건을 들고 다니거나 택배를 접수하려고 이동하는 일 등을 번거롭게 느끼는 수요를 노린 간편 배송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가장 눈에 띄는 서비스는 ‘빈손 쇼핑’이다. CJ대한통운이 전국상인연합회와 손잡고 제공하는 ‘전통시장 장보기 배송 서비스’는 전통시장 안에 있는 가게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산 뒤 주소를 남기면, 가게 주인이 큐알(QR)코드를 통해 주소 등을 입력한다. 이후 매일 오후 배송 매니저가 전통시장 내 각 가게를 돌며 제품을 수거해 택배기사에게 전달하고 전국 각지로 배송된다.
대전 태평시장 안에 있는 건어물 가게 주인이 스마트폰으로 '전통시장 장보기 배송 서비스'를 신청하는 모습. 사진 CJ대한통운
CJ대한통운은 지난달 초 대전 태평시장에 디지털 배송접수센터를 조성하고 해당 서비스를 시작했다. 윤재승 CJ대한통운 오네(O-NE) 본부장은 “전통시장의 가장 큰 불편함이 산 물건을 들고 다니느라 무겁고 번잡하다는 점”이라며 “소비자는 빈손으로 장을 보고 상인은 판매에만 집중할 수 있어 전통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고거래 시장엔 ‘문 앞 수거’ 배송 서비스가 등장했다. 일반적으로 중고 제품을 사고팔 때 판매자는 제품을 포장해 택배 접수처를 찾아가 발송하고 구매자에게 송장을 찍어 보낸다.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은 지난 3월부터 전국에서 ‘바로구매’ 서비스를 시행해 이런 불편함을 줄였다. 판매자가 집 앞에 판매한 물건을 내놓으면 택배기사가 알아서 수거한다. 판매자는 앱(애플리케이션)에서 클릭 한 번으로 제품을 보낼 수 있고 구매자도 앱에서 송장 번호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의 한 CU 매장에서 직원이 퀵커머스 배송기사에게 제품을 전달하는 모습. 사진 BGF리테일
도심 내 라스트 마일(Last-mile, 소비자와 만나는 최종 접점)도 좁아지고 있다. 집 앞 편의점에 나가는 것도 번거롭게 여기는 사람들을 위해 2~3㎞ 내 초근거리 배송 서비스인 퀵커머스가 확산하고 있다. 국내 편의점 3사(CU·GS25·세븐일레븐)는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 등을 통해 24시간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올 상반기 퀵커머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늘었다. GS25의 퀵커머스 매출도 전년보다 98% 성장했고, CU는 123% 늘었다. 대개 과자나 음료, 디저트 등을 주문한다.
특히 대학가에 있는 점포가 성황이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한 편의점은 하루 평균 퀵커머스 매출이 200만원 수준이다. 이 편의점 관계자는 “같은 건물 3층에서 1층에 있는 편의점에 배달을 시킨다”며 “일평균 매출이 180만원 정도였는데 퀵커머스 도입 뒤엔 전체 매출이 두 배로 늘어 배달 응대만 하는 알바도 채용했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기존 매출과 별도로 추가 매출이 발생하는 셈이라 실적 성장을 위한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