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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전망만 보지 말라”…불장 최전선 지키는 전략가의 24시

중앙일보

2026.07.02 13:00 2026.07.02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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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준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수석연구원. 그는 2010년 전략 연구원으로 일을 시작해 17년째 같은 일을 해오고 있다. 증권사 투자전략팀은 시장 데이터를 분석해 거시적 관점에서 자산 배분과 투자 전략을 수립하는 핵심 부서다. 장서윤 기자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수석연구원. 그는 2010년 전략 연구원으로 일을 시작해 17년째 같은 일을 해오고 있다. 증권사 투자전략팀은 시장 데이터를 분석해 거시적 관점에서 자산 배분과 투자 전략을 수립하는 핵심 부서다. 장서윤 기자

지난 1일 새벽 5시, 김대준(44)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수석연구원은 눈이 절로 떠졌다. 같은 날 새벽 1시에 잠든 지 겨우 4시간 만이다. 펀드매니저와 운용사에서 보내온 요청 자료를 정리하고, 이날 부산에서 열릴 고객 세미나 자료를 다시 손봐야 했다. 김 연구원은 “할 일이 많다 보니 잠도 잘 안 오고, 밥 생각도 잘 안 난다”며 “최근 한 달 사이 살이 5㎏ 정도 빠졌다”고 했다.

사상 초유의 증시 불장이 증권사 연구원의 하루를 바꿔놓고 있다. 특히 시장 전체를 보는 투자전략팀은 증시 최전선에 서 있다. 매월 50개 안팎의 보고서를 쓰는 것은 물론, 실시간으로 급변하는 장세에 대해 펀드매니저와 운용사, 내부 영업직원의 문의가 밤낮없이 이어진다. 답을 하려면 밤사이 미국 증시와 금리·환율·유가 등 지표, 기업 공시와 주요 뉴스까지 계속 들여다봐야 한다. 최근에는 전국 프라이빗뱅커(PB)센터에서 고객 대상 오프라인 교육 요청까지 쏟아지고 있다. 김 연구원은 “퇴근을 한다기보다 다음 일정으로 넘어가는 느낌”이라며 “하루가 끝났다는 감각이 잘 없다”고 말했다.
지난 1일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이 고객 대상 세미나를 위해 서울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KTX 열차 안에서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그는 이동 중에도 수시로 시세창을 확인했다. 장서윤 기자

지난 1일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이 고객 대상 세미나를 위해 서울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KTX 열차 안에서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그는 이동 중에도 수시로 시세창을 확인했다. 장서윤 기자


오전 8시, 김 연구원은 서울 여의도 본사로 출근해 PB 직원들에게 전일 시황과 하반기 증시 전망을 설명했다. 회의가 끝나자마자 서울역으로 향했다. 부산행 KTX 안에서도 노트북은 닫히지 않았다. 이날 마감해야 하는 월간 보고서가 남아 있었다. 수시로 시세창도 확인했다.

부산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 30분밖에 남지 않은 세미나를 위해 곧장 사하구로 이동했다. 점심은 사치였다. 이동 수단은 무조건 지하철이다. 과거 차량으로 이동하다 길이 막혀 세미나에 늦을 뻔한 뒤 생긴 원칙이다. 그는 “이 일은 신뢰가 생명”이라며 “고객들의 큰돈이 왔다 갔다 하는데 약속 시간을 못 지키면 아무리 전망을 잘해도 신뢰가 무너진다”고 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이 고객 세미나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시간 약속을 지키기 위해 주로 지하철을 탄다. 장서윤 기자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이 고객 세미나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시간 약속을 지키기 위해 주로 지하철을 탄다. 장서윤 기자


세미나실에는 고객 14명이 모였다. 대부분 중장년층이었지만 투자 열기는 뜨거웠다. 김 연구원이 하반기 코스피 전망을 설명하자 고객들은 노트에 내용을 받아 적었다. 질문도 쉴 새 없이 이어졌다. 한 고객이 “해외주식이 오르면 국민연금이 국내주식을 덜 팔아도 되는 것 아니냐”고 묻자 김 연구원은 “이렇게 예리한 질문은 처음”이라며 웃었다. 그는 “요즘 투자자들은 정보력이 워낙 좋아서 그 이상을 연구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고 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이 지난 1일 한국투자증권 사하PB센터에서 하반기 코스피 전망을 주제로 교육하고 있다. 장서윤 기자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이 지난 1일 한국투자증권 사하PB센터에서 하반기 코스피 전망을 주제로 교육하고 있다. 장서윤 기자


곧바로 동래구로 이동해 또 다른 세미나를 진행했다. 오후 5시가 돼서야 이날 첫 끼를 간단히 해결하고 다시 서울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서울역에 도착하니 밤 10시였다. 그는 “오히려 지방 출장이 나은 편”이라며 “서울에서는 하루에 세미나를 5개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달에만 이미 16개 세미나가 잡혀있었다. 기차 예매창에는 구미, 창원, 목포 등 전국 도시 차표가 줄줄이 잡혀 있었다.

김 연구원은 전략팀을 축구장의 ‘골키퍼’에 비유했다. 그는 “주목은 공격수가 받지만, 골키퍼는 뒤에서 경기장 전체를 봐야 한다”며 “하나라도 놓치면 실점하듯 시장 전체를 보는 일도 비슷하다. 틀리면 바로 티가 나고, 실수하면 안 된다는 긴장감이 크다”고 말했다.

극한의 스케줄 속에서도 그를 계속 움직이게 하는 동력은 책임감이었다. 김 연구원은 “전망을 항상 맞힐 수는 없지만, 열심히 분석해 고객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며“다들 어렵게 일해 모은 소중한 돈을 굴리는 간절함을 알기에,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고 말했다.
김대준 연구원의 변동성 장세 투자 팁
마지막으로 김 연구원은 변동성 장세에서 투자자가 지켜야 할 원칙 세 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코스피가 연내 1만1000포인트까지 갈 수 있다고 보지만, 상승 속도는 느려지고 변동성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불장일수록 더 차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첫째, 실적 전망이 하향되는 종목은 피해야 한다. 단순히 실적 전망치가 높은지만 볼 것이 아니라 ‘전망치가 얼마나 빠르게 상향되고 있는지’ 증가율도 함께 살펴야 한다. 특히 주도 업종 밖에서 무리하게 종목을 찾기보다는 시장을 이끄는 업종 안에서 기회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한 번에 매수하기보다 분할 매수해야 한다. 전체 투자금의 30%는 현금으로 보유해 변동성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투자는 반드시 여유자금으로만 해야 한다.

셋째, 변동성을 이용해 단기 매매에 나선다면 자신만의 매도 기준을 미리 정해야 한다. 예컨대 1%나 3%처럼 목표 수익률을 달성했다면 미련을 두지 않고 과감하게 매도하는 식이다. 다만 손실 가능성도 크다는 점을 감수해야 한다. 예상치 못한 급락에 대비해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의 ‘스탑로스’(Stop Loss·손절매) 기능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스탑로스는 미리 정해둔 손실 기준까지 떨어지면 자동으로 매도 주문을 내는 기능이다.



장서윤([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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