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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도 중환자실 실려갔다…반려동물 침 속 ‘숨은 살인자’ 정체

중앙일보

2026.07.02 13:00 2026.07.02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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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TS에 감염됐다 숨진 충북 보은군 환자의 반려견. 보건 당국 관계자가 개의 혈액을 뽑고 귀,배에서 참진드기를 잡고 있다. 검사 결과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사진 질병관리청

SFTS에 감염됐다 숨진 충북 보은군 환자의 반려견. 보건 당국 관계자가 개의 혈액을 뽑고 귀,배에서 참진드기를 잡고 있다. 검사 결과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사진 질병관리청

진드기 매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에 걸린 국내 반려동물에서 사람에게 치명적인 고위험 바이러스가 다수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가 늘어나는 가운데 동물과 사람 간 교차 감염에 대한 감시와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건국대 이동훈 수의과대 교수·반려동물 기업 그린벳 등이 참여한 공동 연구팀은 반려동물 유래 SFTS 바이러스의 유전적 다양성을 규명한 논문을 국제학술지인 ‘PLOS Neglected Tropical Diseases’에 최근 게재했다.

연구팀은 2023년 4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전국 동물병원에서 SFTS 감염이 의심되는 반려견과 반려묘의 임상 시료를 수집한 뒤 유전자 분석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국내 최초로 39개의 SFTS 바이러스 유전체를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

결과는 예상보다 심각했다. 분석한 바이러스 중 10개가 인간에게 감염됐을 때 치사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진 ‘B2 subtype’으로 분류됐다. 또한, 인간 환자의 사망 위험을 높이는 바이러스 변이가 압도적인 비율로 검출됐다. SFTS가 반려동물을 거쳐 사람에게 전파됐을 때 그만큼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공동연구를 총괄한 이 교수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사람에게 위험한 고병원성 SFTS 바이러스가 우리 주변의 개와 고양이들 사이에서도 순환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반려동물은 사람과 일상생활을 밀접하게 공유하므로, 만약 동물이 감염될 경우 체액 등을 통해 보호자나 수의사에게 바이러스가 전파(교차 감염)될 위험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 SFTS 바이러스 유전체 해독에 성공한 공동 연구팀. 왼쪽부터 이동엽 수의사, 이홍재 그린벳 연구소장, 이동훈 건국대 수의과대 교수. 이동훈 교수 제공

반려동물 SFTS 바이러스 유전체 해독에 성공한 공동 연구팀. 왼쪽부터 이동엽 수의사, 이홍재 그린벳 연구소장, 이동훈 건국대 수의과대 교수. 이동훈 교수 제공




SFTS 개에 물린 동물병원 진료진, 중환자실 가기도

SFTS는 ‘살인 진드기’로 불리는 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현재까지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치명률이 높다. 지난해에만 280명이 감염돼 41명이 숨졌다. 기후변화로 인해 진드기의 서식지가 확대되면서 10년 전보다 감염자는 3.5배로, 사망자는 두 배로 늘었다.

일본에서 SFTS에 감염된 개에서 발견된 진드기. Viruses 2023, 15(11), 2228; https://doi.org/10.3390/v15112228

일본에서 SFTS에 감염된 개에서 발견된 진드기. Viruses 2023, 15(11), 2228; https://doi.org/10.3390/v15112228

최근에는 SFTS가 반려동물을 거쳐 인간으로 전파되는 사례가 국내외에서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2024년에는 동물병원에서 반려견 환자에게 엄지손가락을 물린 20대 수의테크니션이 SFTS에 걸려 중환자실에 입원하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가정 내에서 반려견→보호자→반려묘로 바이러스가 연쇄 전파된 경우도 있었다. 먼저 증상을 보인 반려견을 돌보는 과정에서 보호자 2명이 SFTS에 걸렸고, 이어 집 안에서 함께 생활하던 반려묘까지 감염돼 2주 뒤 사망했다. 가정 내 밀접 접촉이 강력한 전파 허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SFTS에 감염된 동물은 침이나 눈물, 소변 등 체액에서 매우 높은 농도의 바이러스를 배출한다. 이 때문에 진드기에 물리지 않더라도 동물의 분비물과 직접 접촉하거나 물리는 과정에서 SFTS에 걸릴 수 있다.



반려동물 산책시 수풀·야산 피하고 꼼꼼히 빗질

감염을 피하려면 반려동물과 산책할 때 진드기가 서식하기 쉬운 우거진 수풀, 덤불, 야산 등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야외 활동 후에는 귀 안쪽이나 항문·배·다리 안쪽 등 진드기가 숨어들기 쉬운 부위를 빗질하며 꼼꼼히 살피고, 고열·구토 등의 증상을 보이면 동물병원에 내원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 교수는 “진드기 서식 환경이 확대되면서 야외 활동을 공유하는 반려동물과 보호자 모두에게 SFTS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를 예방하려면 원헬스(One Health) 기반의 민·관·학 협업과 감시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권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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