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STO) 제도화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더리움 재단(Ethereum Foundation)이 정부와 공공기관을 위한 디지털 인프라 입문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블록체인 기술 자체보다 공공 인프라가 갖춰야 할 핵심 원칙을 설명하며, 정부와 금융기관이 장기적인 디지털 인프라를 검토할 때 참고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미지 제공 : 이더리움 재단(Ethereum Foundation)]
이번에 공개된 'Ethereum Basics for Governments and Institutions'는 이더리움 재단 Global Policy Strategy 팀이 제작한 비기술적 교육 자료다. 주요 대상은 정부와 중앙은행, 규제기관, 국제기구, 금융기관 등 정책 및 제도 수립에 참여하는 의사결정자다. 보고서는 특정 플랫폼이나 기술 구현 방식을 설명하기보다 중립성, 검증 가능성, 거버넌스, 보안성, 상호운용성, 지속가능성 등을 디지털 인프라의 핵심 평가 요소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현재 금융과 데이터, 디지털 신원, 기관 간 협력 체계가 일부 중개자와 플랫폼 중심으로 운영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구조는 서비스 접근 제한이나 단일 장애 지점(SPOF), 운영 주체 중심의 규칙 변경, 이용자 통제권 약화 등의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더리움 재단은 이러한 배경에서 '중립적인 디지털 공공 인프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정 기업이나 국가, 컨소시엄이 통제하지 않는 공유형 인프라가 보다 개방적이고 검증 가능한 디지털 환경을 구축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재단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서도 "최근의 글로벌 변화는 단일 중앙 주체가 아닌 공유되고 중립적인 디지털 공공 인프라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더리움을 인터넷의 공개 구조를 거래와 자산, 신원, 계약 이행 등으로 확장한 사례로 소개했다. 또한 특정 기업이나 개인, 국가가 운영하는 네트워크가 아니며, 네트워크 규칙 역시 단일 주체가 아닌 분산된 합의 절차를 통해 변경된다고 설명했다.
이더리움 재단의 역할에 대해서도 네트워크 운영자가 아니라 생태계 참여자이자 지원 기관이라고 규정했다. 재단은 프로토콜 변경을 강제하거나 네트워크를 직접 운영하지 않으며, 검열 저항성(censorship resistance), 회복탄력성(resilience), 오픈소스(open source), 프라이버시(privacy), 보안성(security) 등 이른바 'CROPS' 원칙이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을 비롯해 가상자산 커스터디, 국경 간 결제, EVM 기반 블록체인 활용 방안 등이 함께 논의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토큰증권 제도 시행을 준비하기 위해 민관 합동 협의체를 운영 중이며, 한국은행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주요 쟁점과 대응 방향을 담은 자료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보고서는 국내 공공기관과 금융권이 디지털 자산 인프라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참고할 수 있는 자료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각국 정부와 금융기관이 디지털 자산 관련 제도 정비와 함께 공공 인프라의 개방성과 상호운용성을 함께 검토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술 자체뿐 아니라 장기간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거버넌스 구조와 검증 체계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더리움 코리아 컨소시엄의 리드 오거나이저인 논스클래식 김서진 리서치 총괄은 "국내에서도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 커스터디, 국경 간 결제 등 디지털 자산 인프라를 실제 금융 시스템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이제는 특정 기술의 도입 여부보다 어떤 인프라가 장기적으로 중립성과 검증 가능성, 상호운용성을 갖추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