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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미국 건국 250주년의 의미

Los Angeles

2026.07.02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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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현 미술평론가·시인

장소현 미술평론가·시인

미국 건국(독립) 250주년은 여러모로 깊은 의미를 갖는다. 지금 미국의 현실을 바라보면 더욱 생각이 깊어진다.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7월4일 독립기념일을 중심으로 미국 전역에서 ‘아메리카 250(America 250)’ 및 ‘프리덤 250(Freedom 250)’ 등 대규모 기념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그 규모가 대단하다.
 
7월3일부터 9일까지 뉴욕 항에서 세계 각국의 범선이 참여하는 ‘세일4스(Sail4th 250)’가 개최되며, 워싱턴 D.C. 내셔널 몰을 비롯한 미국 전역에서 축제가 열리고, 독립선언문이 채택된 필라델피아의 인디펜던스홀, 뉴욕 자유의 여신상, 독립전쟁 전적지 등에서도 특별 행사가 열린다고 한다.
 
또한, 미국 전역의 국립공원과 역사 유적 등 400곳이 건국 250주년 축하 무대로 꾸며진다. 조지 워싱턴, 에이브러햄 링컨 등 대통령 4명의 얼굴을 새긴 사우스다코타주 러시모어 산에서는 독립기념일 전야에 대형 불꽃놀이가 열린다. 산불 위험과 원주민의 반대 등으로 중단됐다가 트럼프의 지시로 5년 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이 행사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참석 연설한다. 유명 디자이너 랄프 로렌이 디자인한 기념 우표와 기념주화도 발행된다.
 
한편, 미국 정부는 250주년 독립기념일을 맞아 약 86만발의 폭죽을 약 40분간 쏘아 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년의 50배가 넘는 엄청난 규모다. 기네스북 기록에 도전하기 위해서라고….
 
이처럼 250주년 행사를 임기 내 최대 사업으로 준비해온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뿐 아니라 주 정부와 기업까지 온 나라가 ‘애국 마케팅’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런 요란하고 화려한 행사들에 비해, 미국 국민의 생각은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건국 250주년을 진정으로 기리는 일은 보여주기식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초심으로 돌아가 건국 정신의 참 의미를 되살리고, 오늘의 현실을 냉철하게 성찰하는 일일 것이다.
 
갤럽이 지난 5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인의 77%가 건국의 아버지들이 오늘날의 미국에 실망할 것이라 응답했는데, 이는 지난 2013년과 2001년 조사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건국의 아버지들이 현재의 미국에 만족할 것이라는 응답은 19%에 그쳤다. 이러한 인식은 특정 정당, 연령, 소득, 인종 집단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어 주목된다. 반면, 미국인의 69%는 미국이 건국 이념을 실현하는 데 적어도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창조되었고, 창조주는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부여했으며, 그 권리에는 생명, 자유, 행복 추구가 포함된다.” 미국 독립선언문의 한 구절이다. 이런 기본 정신이 지금도 살아 있는가?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하는 MAGA가 역설적으로 말해준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구호는 곧, 지금은 미국이 위대하지 않다는 고백이나 마찬가지다. 세계 지도자의 권위도 영광도 잃어버렸다는 자백으로도 들린다.
 
미국은 오랫동안 세계의 ‘고맙고 선한 지도자’ 노릇을 하며, 막강한 영향력으로 세계 질서를 이끌고, 베푸는 강대국으로 존경도 받아왔다. 특히, 우리나라 같은 경우, 전쟁의 피해를 극복하고 빠른 속도로 성장 발전한 것은 미국의 덕이 컸다. 누가 뭐래도, 미국은 우리에게는 큰 은혜를 입은 혈맹이다. 그런데 지금은? 물론 영향력은 아직도 막강하지만….
 
우리는 이 나라를 미국(美國) 즉 ‘아름다운 나라’라고 부른다. 과연 지금도 아름다운가? 지금도 세계 평화를 지키는 믿음직한 ‘정의의 보안관’인가? 미국 건국 250주년을 축하하며 던지는 소박한 질문이다.

장소현 / 미술평론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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