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토 잭팟 앞에서 누구나 인생 역전을 꿈꾼다. 하지만 거액 당첨이 결국 삶을 무너뜨린다는 이른바 ‘복권의 저주’는 얼마나 사실일까. USA투데이가 초고액 복권 당첨자들을 10년 넘게 추적한 결과, 확인 가능한 다수는 자산을 지키며 안정적인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
조사 대상 31명 가운데 최소 9명은 지역사회 기부와 재단 설립 등을 통해 성공적으로 자산을 관리하며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7명은 자선재단을 설립했고 모두 지역사회에 상당한 규모의 자산을 기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20명은 공개적인 활동이 없어서 추적이 어려웠다.
반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을 정도로 삶이 무너진 사례는 2명뿐이었다.
뉴저지의 페드로 케사다는 2013년 3억3800만 달러 파워볼 당첨 이후 양육비 분쟁과 소송에 휘말렸으며 2017년 성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다만 해당 혐의는 이후 취하됐다.
노스캐롤라이나의 마리 홈스는 2015년 1억8800만 달러 당첨 후 약혼자의 반복적인 보석금과 사치성 소비에 수백만 달러를 사용했고, 결국 자신의 삶이 무너진 과정을 토크쇼 프로그램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머지 당첨자 상당수는 조용히 생활하며 자산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부는 수백만 달러 규모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었고, 의료 연구와 교육 사업을 후원하는 재단을 운영하고 있었다.
복권 당첨자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가장 큰 어려움은 돈 자체보다 갑작스러운 관심과 인간관계 변화였다.
미주리주 세인트찰스의 수전 브랜즈는 2014년 9650만 달러에 당첨된 직후 “신이 돈을 나눠주라고 말했다”는 편지를 받았고, 낯선 사람들이 집을 찾아와 도움을 요청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복권에 당첨되면 사람들의 표적이 된다”며 “사람들은 당신이 돈을 벌어 얻은 것이 아니라 우연히 가졌기 때문에 자기 몫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브랜즈 부부는 결국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을 피해 호텔로 피신하기도 했다. 이후 재단을 설립해 병원과 푸드뱅크, 동물보호단체 등을 후원하고 있다.
2014년 2억6000만 달러에 당첨된 테네시주의 로이 코크럼은 약 6000만 달러를 들여 공연예술 지원 재단을 설립했다. 지금까지 5600만 달러 이상의 연극 지원금을 제공하며 브로드웨이 작품 제작을 후원해 왔다.
뉴저지 스미스 가족은 1700만 달러 이상을 지역 YMCA, 학교, 비영리단체 등에 기부했고, 미주리의 마크·신디 힐 부부는 소방서와 학교 장학사업에 투자했다.
네브래스카의 데이비드 해리그 부부는 새 집과 농지, 스포츠카를 구입했지만 원금은 유지한 채 투자 수익만 사용하는 원칙을 지켜온 것으로 전해졌다.
USA투데이는 “복권의 저주가 존재한다면 대부분의 당첨자에게 그것은 파산이나 비극이 아니라, 갑작스러운 유명세와 끊임없는 금전 요구에 시달리는 짧은 기간의 혼란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복권 당첨자들은 결국 시간이 지나면 대중의 관심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복권의 꿈’을 살아가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