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대표와 송영길 의원, 김민석 전 총리(왼쪽 둘째부터)가 3일 서울 용산구 한 호텔에서 열린 제22대 후반기 국회 대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임현동 기자
8·1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권 주자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송영길 의원, 정청래 전 대표가 3일 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에 참석했다. 이들은 행사장 내부에선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지만, 행사장 밖에선 날 선 발언을 쏟아냈다.
이날 서울 용산구 호텔에 마련된 워크숍 행사장에서 셋은 중앙에 마련된 지도부 테이블에 함께 앉았다. 행사 초반 의원 테이블을 일일이 돌며 인사를 나둔 이들은 서로를 향해서도 반가움을 표시했다. 송 의원과 정 전 대표는 웃으며 인사했고, 김 전 총리와 송 의원은 포옹까지 나눴다. 이들에게 시선이 쏠리자 행사를 주재하는 한병도 원내대표는 연단에 서서 “저에게 관심 좀 가져주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소가 오간 행사장 내부와 달리 밖에선 견제구가 오갔다. 포문은 송 의원이 열었다. 송 의원은 워크숍 시작 전 정 전 대표 측근인 이원택 전북지사가 ‘호남권 반도체 투자 소외론’을 거론한 데에 “적절치 않다”며 “자기도 더 잘할 생각을 해야지 소외를 말하는 건 수동적 자세”라고 비판했다. ‘보완수사권 폐지’에 연일 목소리를 높이는 정 전 대표를 겨냥한 듯 “거의 조율할 수 있는 문제를 갖고 정치 무기화시켜서, 정부를 상대로 싸움하듯이 쟁점화시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도 했다.
김 전 총리도 워크숍 중간에 나와 ‘5월 중 보완수사권 폐지를 당에 요청했다’는 기존 주장을 언급하며 “원래 (정부가) 생각한 대로 5월에 처리됐다면 여유를 가졌을 텐데 속도가 늦어졌지만, 지금이라도 속도를 내 처리하면 10월에 공소청이나 중수청 출발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 전 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총리와) 굳이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며 “제가 말한 걸로 클리어가 됐고, 5월 중 (정부가) 당에 처리 요청했던 기억이 없다”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과 참석자들이 3일 서울 용산구 한 호텔에서 열린 제22대 후반기 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민석 전 총리, 한 대표 빅무대행,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한성숙 국무총리, 정청래 전 대표, 송영길 의원. 임현동 기자
김 전 총리와 송 의원이 이처럼 ‘반(反)정청래 전선’엔 합심하고 있지만, 연대까지 거론되던 두 사람 사이에도 묘한 균열이 감지됐다. 김 전 총리는 3일 오전 CBS 라디오에서 “(정 전 대표와 송 의원) 두 분은 이미 당 대표를 해보셨고, 저는 아직 안 해봤다”고 했다. 직전 대표였던 정 전 대표와 2022년 대표였던 송 의원을 저격한 셈이다. 김 전 총리는 이어 “지금 당의 중요한 과제는 다음 2년 후 총선인데 (저는) 총선·대선·지방선거를 다 총괄 지휘해 보고 이끌어본 유일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송 의원 또한 최근 주변에 “끝까지 간다”며 완주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송 의원을 연대 대상이자 ‘페이스 메이커’로 여겼는데, 송 의원의 생각은 다른 것이다. 송 의원은 다음 주 김 전 총리가 출마를 선언하면, 이후 공식 출마를 할 계획이다. 송 의원과 가까운 의원은 “김민석·송영길 중 한 명이 결선에 가면 ‘정청래 2기’를 막기 위해 연합을 할 것”이라면서도 “정청래가 3등을 하고 김민석·송영길이 결선에 가면 경쟁해서 이기는 사람이 대표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송의 미묘한 균열 조심 속에서 정 전 대표는 이성윤·최민희·한민수 의원 등 최고위원 러닝메이트와 ‘원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 의원은 3일 국회에서 “정청래 대표 출마를 촉구한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4만여명 서명을 담은 내용을 전달하며 정 전 대표 출마의 명분을 마련한 것이다. 8일엔 정청래·이성윤·최민희·한민수 의원 공동이 주최하는 ‘서남권 반도체 투자’ 관련 토론회도 열린다.
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 5·18 민주 묘지를 참배하고, 페이스북에 “민주당 밖에 범민주진보세력과 통합과 연대를 추구해야 한다”고 쓰며 진영 결집을 시도했다. 정 전 대표 측은 “이재명 대통령이 연임에 도전했던 전례와 비슷하게 후보 등록일(16~17일) 하루 이틀 전 즈음 정 전 대표가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