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특별시 도심에서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가 지난 5월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경찰이 ‘여고생 살인범’ 장윤기와 그의 아버지인 현직 경찰관 장모 경감의 전화통화를 연결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장 경감은 전화통화 후 장윤기 원룸에서 핵심 증거인 ‘리얼돌’(사람 형태의 성인용품)을 폐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3일 광주지검 등에 따르면 검찰이 압수한 장 경감의 휴대전화를 통해 장 경감이 아들 장윤기와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 겸감은 장윤기 구속 이틀째인 지난 5월 8일 사건을 담당하던 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 관계자를 통해 전화했으며, 당시 “휴대전화는 강에 버린 게 맞느냐”는 취지로 연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경감은 장윤기와 통화한 날 장윤기 원룸에 찾아가 성범죄 핵심 증거인 리얼돌과 휴대전화 등을 폐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 경감은 이 밖에도 수사팀과 수차례 통화하며 관련 수사 내용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경감은 장윤기가 혼자 사는 원룸의 주소도 알지 못한 상황이었는데, 경찰 수사팀을 통해 해당 주소와 비밀번호를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광주청 관계자는 “장윤기의 원룸 계약 기간이 만료돼 짐을 빼야 한다는 이유로 집 주소 등을 알려줬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2일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거리에서 흉기로 살해한 장윤기의 엄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 밖에도 경찰이 장 경감의 증거인멸을 도운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장 경감이 장윤기 자택에서 리얼돌 등을 빼낸 뒤 원룸 주인에게 "나머지 짐을 버려달라"고 요청하자 원룸 주인은 경찰에 짐을 치워도 되는지 문의했는데, 경찰이 “치워도 된다”고 답했다는 내용이다.
이에 광주청 관계자는 “해당 문의를 받은 경찰관은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며, 내부 감찰을 통해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장윤기를 살인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은 장윤기가 피해자 이채원(16)양을 끌고 가 성폭행할 계획을 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장윤기 주거지에서 가슴과 목 부분이 날카로운 도구에 훼손된 리얼돌을 발견한 점 등을 토대로 혐의를 살인에서 강간 등 살인으로 적용했다.
한편 장윤기는 지난 5월 5일 오전 0시 10분쯤 광주특별시 광산구 월계동 한 보행로에서 고교 2학년 이양을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광주경찰은 장 경감과 사건을 수사한 광산경찰서를 상대로 감찰을 진행 중이다. 검찰도 당시 경찰 수사팀에 대한 수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