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크 지역 법조계, 음주 위험 운전자의 형량 합의 거부 후 판사 변경해 승인받은 '판사 쇼핑' 논란 고조
1심 판사는 이민 신분 고려한 집행유예 거부했으나 재심서 거의 동일한 조건으로 최종 승인
마드 캐나다 등 시민단체는 사법 신뢰 저해 우려 제기했으나 온타리오 법무부는 합법적 절차라 반박
광역 토론토(GTA) 요크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음주 위험 운전 사건의 형량 선고 과정을 둘러싸고, 피고 측과 검찰이 의도적으로 유리한 판사를 선택해 형량을 감면받았다는 일명 ‘판사 쇼핑(Judge Shopping)’ 의혹이 제기되어 현지 사법계에 큰 파문이 일고 있다. 불과 몇 주 전 엄격한 성향의 판사에게 “공공의 이익에 반한다”며 강력하게 거부당했던 형량 합의안이, 판사가 바뀐 후 거의 그대로 통과되면서 사법 정의와 형평성에 대한 논란과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는 형국이다.
1심 판사 “음주운전 사망률 높은데 이민 신분 온정 안 돼” 합의안 강력 기각
요크 지역 언론의 30일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약 1년 전 비탈리 추비르코 교통안전 규정을 무시한 채 뉴마켓의 7번 고속도로(Hwy. 7)와 제인 스트리트 교차로에서 적색 신호를 위반하고 다른 차량을 들이받으면서 시작됐다. 당시 충격으로 피해 차량의 에어백이 터지고 화재가 발생했으며, 추비르코는 현장에서 제대로 서지도 못할 정도로 비틀거리며 충혈된 눈과 강한 알코올 냄새를 풍겨 음주 위험 운전 혐의로 기소됐다.
당초 이 사건을 맡았던 뉴마켓 법원의 조셉 켄켈 판사는 검찰과 변호인이 제출한 합의안, 즉 3년간의 보호관찰(조건부 집행유예)과 2년간의 운전 금지 및 1년간의 시동잠금장치 장착 조건의 유죄 인정 제안을 전면 거부하며 격분했다. 음주운전 관련 법률 서적을집필할 정도로 이 분야 권위자인 켄켈 판사는 검찰을 향해 “요크 지역이 역사적으로나 현재나 음주운전 사망 사고로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는데, 전과 기록을 남기지 않는 집행유예가 어떻게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느냐”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앨리스 팬 검사가 “피고인의 캐나다 내 이민 신분이 유죄 판결로 인해 위태로워질 수 있음을 고려했다”고 해명하자, 켄켈 판사는 “캐나다에 살기를 원한다면 처음부터 범죄를 저지르지 말았어야 했다”고 단호히 일축하며 추가 논의를 지시했다.
판사 바뀌자마자 합의안 전격 승인… 사법 불신 우려 속 법무부는 정상 절차 해명
그러나 사건이 얼마 후 메리 엘런 미스너(Mary Ellen Misener) 판사 앞으로 다시 배당되면서 상황은 180도 뒤집혔다. 새로 배정된 아르티 쿠나싱암 검사와 에반 싱클레어 변호인은 피고가 8회의 알코올 상담을 완료했다는 내용을 추가했을 뿐, 이전과 사실상 동일한 내용의 3년 조건부 집행유예 및 운전 금지 합의안을 다시 제출했고, 미스너 판사는 이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이에 대해 캐나다 음주운전 반대 어머니회(MADD Canada)의 에릭 둠샤트 법률 이사는 “선고는 대중의 이익과 범죄 억제, 처벌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유사한 상황의 사람들은 유사한 형량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한 판사가 강력하게 거부한 합의안을 들고 단순히 다른 판사에게 가서 승인을 받아내는 작금의 현실은 사법 시스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낳는다”고 강하게 규탄했다. 뉴마켓 법원의 베테랑 변호사인 도메닉 만조 역시 “사법 정의가 눈을 감았다는 것은 환상이며 판사도 인간이기에 성향이 다 다르다”라며 “경력 있는 변호사들은 판사들의 성향을 파악해 원치 않는 판사가 배정된 날에는 재판을 연기하는 방식으로 교묘하게 판사 쇼핑을 감행한다”고 폭로해 구조적 허점을 드러냈다.
반면 온타리오주 법무부(Ministry of the Attorney General)의 더그 다우니 장관 대변인인 줄리아 파카 언론비서관은 공식 성명을 통해 이를 ‘판사 쇼핑’으로 규정하는 것은 사법 절차를 오해한 것이라며 정면 반박했다. 법무부 측은 “온타리오주에서 형사 사건의 각 단계마다 다른 판사가 재판을 주재하는 것은 매우 흔하고 정상적인 과정이며, 사법부의 일정과 선고 결과는 정부로부터 완전히 독립되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두 번째 재판 당시에는 피고인의 음주 치료 기록 등 전 심리 과정과는 다른 새로운 자료가 제출되었기 때문에 정당한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된 사안이라며 논란 차단에 나섰으나, 사법 독립성과 시민 안전 사이의 형량 불균형에 대한 지역 사회의 사법적 불신과 불안 섞인 시선은 쉽게 거두어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