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파라과이전 패배로 북중미 월드컵을 32강에서 마쳤다. 승부차기 4-5 패배라는 숫자 뒤에는 전술 실패만 있지 않았다. 선수단 내부의 몸 관리 불신, 스태프 신뢰 문제, 캠프 운영 불만까지 한꺼번에 터졌다.
독일 스카이스포츠는 요슈아 키미히를 중심으로 한 선수들이 윈스턴세일럼 월드컵 캠프에 외부 물리치료사를 불렀다고 보도했다. 이름은 위르겐 지겔레 박사다. 슈투트가르트 인근 그로스보트바르에서 치료·재활 센터를 운영하는 인물로 소개됐다.
선수들이 외부 도움을 찾은 장면은 가볍지 않다. 월드컵 대표팀에는 보통 자체 의료진과 피지오 팀이 붙는다. 그런데 주장 키미히 주변 선수들이 별도 전문가를 요청했다. 지겔레 박사는 팀 호텔 근처 별도 공간에서 두 자릿수 독일 선수들을 치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작은 대회 전부터 꼬였다. 독일축구협회는 올해 초 선수들에게 신뢰가 높았던 물리치료사 미하엘 다이스와 결별했다. 다이스는 과거 대표팀 내부에서 여러 선수와 가까운 인물로 평가됐다. 그 자리를 내부 인력이 대신했지만 월드컵 캠프에서는 만족도가 떨어졌다.
몸은 뛰었지만, 경기력은 굳었다. 독일은 조별리그 이후 스프린트 1518회로 해당 시점 대회 1위권에 올랐고, 총 활동량도 358km로 상위권이었다. 숫자만 보면 선수들은 달렸다. 그러나 코트디부아르, 에콰도르, 파라과이를 거치며 독일 선수들은 경합에서 밀렸고, 결정적 순간 판단도 늦었다.
파라과이전은 그 모순의 끝이었다. 독일은 후반 하베르츠의 헤더로 동점을 만들었고, 연장전까지 공을 밀어 넣었다. 하지만 박스 안에서 마지막 힘이 떨어졌다. 연장 102분 타의 헤더는 반칙으로 취소됐고, 승부차기에서는 하베르츠와 타의 실축이 독일을 멈춰 세웠다.
키미히는 경기 뒤 자신부터 책임을 졌다. 주장으로서 감독, 언론, 심판, 상대를 탓하지 않았다. 그러나 치료실 논란은 선수들이 경기 전부터 시스템을 완전히 믿지 못했다는 신호로 남았다. 주장 주변 선수들이 외부 전문가를 찾은 순간, 대표팀 내부 관리 체계는 이미 흔들리고 있었다.
캠프 생활도 좋지 않았다. 독일은 윈스턴세일럼의 그레일린 에스테이트에 머물렀다. 훈련장과 공항 접근은 좋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선수들은 지루함을 호소했다. 키미히가 기자들에게 자유시간 추천 장소를 물었다는 일화까지 나왔다. 일부 선수들은 할 일이 없어 숨바꼭질을 했다는 얘기도 전해졌다.
독일의 실패는 한 경기의 승부차기 실축만으로 닫히지 않는다. 전술은 흔들렸고, 소통은 짧았고, 캠프는 답답했고, 치료실 신뢰도 깨졌다. 클롭이 다음 감독으로 오더라도 먼저 바꿔야 할 자리는 벤치만이 아니다. 독일 대표팀의 월드컵 준비 시스템 전체가 수술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