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29일 충남 부여·청양 지천댐 건설을 찬성하는 주민들이 지천 일대에서 집회를 열고 댐 건설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는 (국회의원 시절) 지천댐 건설에 반대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하지만 새롭게 다가온 AI(인공지능) 산업과 관련해 충남의 용수 문제를 놓고 정확하게 판단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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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산업 관련 용수 문제…주민 의견 듣고 결정
박수현 충남도지사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수현 지사는 “공론화위원회에서 치열한 토론 끝에 신념과 다른 결론이 나오더라도 100% 수용할 것”이라며 “숙의 민주주의 첫 단추로 도지사가 직권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것 외에 모든 것은 주민 의견을 통해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수현 지사는 당선인 신분으로 지난달 23일 공주·부여·청양 주민과 가진 ‘타운홀 미팅’에서 “지천댐 찬반(논란)으로 주민이 진이 빠질 정도로 갈려 있다”며 “그동안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혀왔지만, 주민 의견을 모아 가장 좋은 방법으로 결정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가 반대 의견을 갖고 있다고 해서 (댐 건설을) 백지화하라고 요구한다면 역시 잘못된 판단”이라고 말했다.
박수현 충남지사가 2일 오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천댐 건설 찬반 논란과 관련, 공론화위원회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신진호 기자
타운홀 미팅에서 박 지사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추진 중인 ‘공론화위원회’를 본인이 직접 건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공론화위원회의 핵심은 공정성과 중립성, 투명성으로 누구도 관여해서는 안 된다”며 “위원회가 자료를 요구하면 지방정부는 충실하게 오염되지 않은 자료를 제공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충남도 공직자에게는 엄정한 중립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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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공직자들 공론화 위원회 관여 말라” 주문
박수현 지사는 국회의원(공주·부여·청양) 시절이던 2024년 7월 윤석열 정부가 충남 부여·청양에 지천댐(기후대응댐)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하자 “대통령이 추진하는 기후파괴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6.3지방선거 과정에서도 박수현 충남지사는 지천댐 건설 반대 입장을 유지했다.
충남도와 댐 건설 예정지인 부여·청양에선 박수현 지사의 입장 변화에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다만 박수현 지사의 핵심 공약인 ‘대한민국 AI 수도 충남’을 완성하기 위해 댐 건설이 필수적인 만큼 주민 동의절차를 거쳐 명분을 쌓겠다는 취지로 분석했다.
지난해 8월 29일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충남 청양군 지천댐 후보지를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지역주민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수현 지사는 2일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 비전 국민보고회’를 거론하며 “충남이 대한민국 반도체의 완벽한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인력과 전력, 수력 등 ‘3력(力)’이 필요한데 충남은 이를 모두 갖춘 지역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AI 산업과 관련해 충남의 용수 문제가 어느 상태인지 정확하게 판단해야 할 시점”이라며 “어느 정도의 수요가 예측되는지와 함께 공급 대책까지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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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024년 8월 기후대응댐 건설 추진
지천댐 건설 논란은 2024년 7월 30월 환경부(현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기후대응댐(14곳) 가운데 한 곳으로 부여·청양을 경계로 하는 지천에 댐을 짓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작했다. 지천댐은 저수 용량 5900만㎥ 규모로 하루 11만㎥(38만명 사용)의 용수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김태흠 전 충남지사가 2024년 8월 26일 청양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주민과의 대화에서 지천댐 건설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당시 댐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정부 주관의 설명회를 무산시키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댐이 건설되면 안개와 서리 일수가 70% 이상 증가하고 일조량이 부족해져 농산물 생산량이 20% 정도 줄어들 것이라며 정부에 계획 취소를 요구했다. 정부는 1991년과 1999년, 2012년 세 차례에 걸쳐 지천에 댐 건설을 추진했으나 주민 반대로 모두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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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만성적 물 부족…2031년 수요가 공급 초과
한편 충남은 만성적인 물 부족 지역으로 용수의 80% 이상을 대청댐과 보령댐에 의존하고 있다. 2031년이면 수요량이 공급량을 초과하고 2035년에 도달하면 하루 평균 18만t의 용수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충남 서북부지역 주민들이 식수로 사용하는 보령댐은 기후변화 영향으로 매년 가뭄이 발생, 도수로를 통해 금강 물을 끌어다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