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심에서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 씨가 지난달 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성폭행을 목적으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납치하려다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장윤기(23)의 자취방이 일반적인 20대 청년의 원룸과는 크게 달랐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전자기기가 거의 없는 주거지에서 훼손된 리얼돌을 발견했지만, 이후 실물이 폐기되면서 부실수사 논란도 불거졌다.
4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사건 당일 장윤기를 긴급체포한 경찰은 자취방 내부가 ‘휑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물건이 거의 없는 상태였다고 파악했다.
원룸에는 노트북이나 태블릿PC 등 일반적인 20대 자취방에서 볼 수 있는 전자기기가 단 1점도 없었고, 목과 가슴 부위가 훼손된 성인용 리얼돌만 남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리얼돌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밀 감식을 진행하며 범행 목적과 모방범죄 가능성을 집중 조사했지만, 장윤기는 범행이 우발적이었다는 주장과 묵비권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윤기가 범행 후 도주에 사용한 SUV 차량에서도 피해자의 혈흔 외에 추가적인 단서는 확보되지 않았다.
경찰은 당시 원룸과 차량에 대한 보존 조치를 하지 않은 채 후속 수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리얼돌 실물이 폐기되면서 수사 과정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됐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에는 장윤기의 실제 범행 목적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했다”며 “주거지에는 물건이 거의 없었고 리얼돌 훼손 상태를 촬영한 영상자료와 DNA 분석 등을 통해 압수 목적은 달성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현직 경찰관인 장윤기의 부친이 자취방에 있던 리얼돌을 폐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실수사 논란이 확산됐다.
경찰청은 현재 해당 사건을 수사한 광주 광산경찰서를 상대로 감찰 조사를 진행하며 증거물 관리와 수사 절차 전반에 문제가 없었는지 확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