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코인’ 산 99만명 5.8조 날릴 때, 트럼프는 1조 챙겼다
중앙일보
2026.07.04 20:31
2026.07.04 20:43
지난해 9월 미국 워싱턴DC 워싱턴 모뉴먼트 인근에 서 있는 비트코인을 들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동상.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식 밈코인 ‘$TRUMP’ 투자자 가운데 약 99만명이 손실을 본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사업으로 9724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투자자들은 막대한 수익을 거뒀지만, 대다수 개인 투자자는 큰 손실을 떠안았다는 분석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암호화폐 분석업체 난센(Nansen)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6월 말 기준 트럼프 밈코인 투자자 98만8905명이 총 38억1000만 달러(약 5조83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집계는 암호화폐 지갑 기준으로 이뤄졌으며, 아직 코인을 팔지 않아 장부상으로만 발생한 미실현 손실도 포함됐다.
반면 수익을 낸 투자자는 50만명에 못 미쳤으며, 이들의 총이익은 40억 달러(약 6조1000억원)로 집계됐다.
트럼프 밈코인은 3일 기준 1.76달러에 거래돼 최고가였던 75.35달러보다 약 97% 하락한 상태다.
2024년 7월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서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 AP=연합뉴스
난센은 “소수의 초기 투자자가 막대한 수익을 거두는 동안 대다수 개인 투자자가 손실을 떠안은 구조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번 분석은 지난달 30일 미국 정부윤리청(OGE)이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의 연례 재산신고를 토대로 이뤄졌다.
재산신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트럼프 밈코인 사업으로 6억3600만 달러(약 9724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TRUMP’는 트럼프 대통령 2기 취임식 사흘 전인 2025년 1월 17일 출시됐다. 트럼프 당시 대통령 당선인은 자신의 SNS인 X와 트루스소셜을 통해 직접 이를 홍보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인 가격 등락과 관계없이 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수수료 등으로 수익을 얻는 구조였으며, SNS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반복적으로 거래를 권유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일가와 측근들은 또 다른 암호화폐 사업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I)을 통해서도 수익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들들은 2024년 WLFI를 설립해 ‘$WLFI’ 코인을 판매했고, 이 사업으로 지난해 7억9900만 달러(약 1조2200억원)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신고했다.
WLFI는 트럼프 측 사업체가 판매액의 75%를 가져가는 구조여서 코인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일정 수익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재 ‘$WLFI’는 0.057달러에 거래되며 지난해 9월 이후 약 82%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TRUMP’와 ‘$WLFI’를 합쳐 지난해 암호화폐 사업으로 모두 14억3500만 달러(약 2조1900억원)의 수익을 올렸으며, 지난해 전체 사업 수익은 22억 달러(약 3조3600억원)로 집계됐다.
애나 켈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세계 암호화폐 중심지로 만들었다”며 “행정부의 모든 조치는 미국 국민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WLFI 측은 코인 가격 급락의 원인으로 전반적인 암호화폐 시장 침체를 들었다.
정재홍([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