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농구가 북중미 월드컵에 나선 축구대표팀처럼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월드컵 본선도 최종예선도 아닌 1차 예선에서 일어난 일이라서 더 굴욕적이다.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 니콜라이스 마줄스(라트비아) 감독이 이끄는 한국 농구대표팀(세계랭킹 56위)은 6일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열리는 2027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 예선 1라운드 최종 6차전 홈경기에서 일본(22위)과 맞붙는다. 일본은 호주와 함께 ‘아시아 2강’으로 꼽히는 강호다. 현재 한국은 벼랑 끝까지 몰렸다.
지난 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한 수 아래 상대 대만(68위)과의 5차전에서 80-82로 패했기 때문이다. 한때 19점 차로 크게 앞서다 역전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대만, 중국과 함께 나란히 2승 3패로 아시아 예선 B조 2위권으로 떨어졌다. 선두 일본(4승 1패)만 2라운드 진출을 조기에 확정했다. 조별리그 성적이 같은 경우 상대 전적을 따지게 되는데, 대만에만 2패를 당하면서 한국은 부쩍 불리해졌다.
한국이 6일 일본을 이기면 자력으로 최종 예선에 오르지만, 패할 경우엔 대만이 중국을 이겨줘야 생존한다. FIBA 월드컵 아시아 예선 1라운드에선 16개 팀이 4개 조로 조별리그를 치러 각 조 1∼3위에 오른 총 12개 팀이 2라운드에 진출한다. 한국은 에이스 이현중(나가사키)은 대만전에 이어 일본전에도 뛰지 못 뛴다. 그는 미국프로농구(NBA) 도전차 미국 현지 서머리그(쇼케이스)에 참가 중이다.
전임 ‘백전노장’ 안준호 감독이 세대교체에 성공한 뒤, 외국인 선수 없이 아시안컵 8강에 오르자, 대한농구협회는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올해 1월 외국인 지도자인 마줄스 감독을 선임했다. 하지만 마줄스는 데뷔전이었던 지난 2월 대만과 3차전(65-77패)에 이어 3월 일본과 4차전(72-78패)에서도 졌다. 이현중은 당시 두 경기에 모두 뛰었다. 이번 대만전 패배까지 마줄스는 데뷔 3연패를 기록 중이다. 마줄스 부임 이전 한국은 일본과 ‘장신군단’ 중국에 각각 2연승할 만큼 상승세였다.
현재로선 농구협회가 마줄스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인 ‘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어려워 보인다는 평가다. 해와파 선수가 대부분인 축구대표팀과 달리, 농구는 이현중, 여준석(시애틀대)을 제외하면 전원 국내파다. “KBL 경기와 선수 분석이 가장 중요해 국내파 감독이 더 유리하다. 마줄스 감독이 한국 농구에 적응하는 걸 기다려주단 한국 농구가 적지 않은 손해를 입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