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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25.6도” 당부했다가…“공산주의자” 역풍 맞은 뉴욕 시장

중앙일보

2026.07.04 23:50 2026.07.05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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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란 맘다니(앞줄 가운데) 뉴욕 시장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성소수자 행사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란 맘다니(앞줄 가운데) 뉴욕 시장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성소수자 행사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전기 절약 차원의 권고일까, 사생활까지 침범하는 사회주의 정책일까.

미국 동북부도 예외 없이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이 시민에게 에어컨 설정 온도를 섭씨 25.6도(화씨 78도)로 맞춰달라고 당부했다가 역풍이 불고 있다. 전력망 과부하를 막기 위한 에너지 절약 권고지만, 공화당은 ‘공산주의’ ‘사회주의’에 빗대 맹비난하고 있다.

맘다니 시장은 지난 1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에 “뉴욕 날씨가 매우 덥다. 전력망이 우리를 시원하게 해주기 위해 밤낮없이 가동되고 있다. 에어컨을 78도(화씨)로 설정하고, 사용하지 않는 조명과 전자기기는 끄고, 가능하면 플러그도 뽑아달라”고 주문했다. 다음날인 2일 뉴욕의 낮 최고기온은 38도까지 올랐다. 2012년 7월 18일 이후 최고치다.

맘다니의 권고는 직접적인 전력 부족이 원인이라기보다, 기록적 폭염으로 냉방 수요가 급증한 데 따라 전력망 과부하와 정전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조치다.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이 1일(현지시간) 에어컨 온도를 78도(화씨)로 설정하라며 X에 올린 게시물. X 캡처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이 1일(현지시간) 에어컨 온도를 78도(화씨)로 설정하라며 X에 올린 게시물. X 캡처

하지만 맘다니의 전기 절약 권고에 공화당을 중심으로 정치권의 집중포화가 쏟아졌다. 릭 스콧(플로리다주) 상원의원은 X에 “이것이 공산주의 작동방식”이라고 적었다.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은 “민주사회주의자가 당신의 에어컨을 노리고 있다”고 가세했다.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UN) 미 대사는 “사회주의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고 했고, 뉴트 깅리치 전 공화당 하원의장도 “사회주의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논란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 전역에서 맘다니와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이끄는 민주사회주의가 세력을 확장하는 가운데 불거졌다.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미국에서는 비록 권고라 하더라도 에어컨 온도 같은 사적 영역까지 정부가 통제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미국 에너지부도 지난 2023년 실내 온도를 23.9∼25.6도(화씨 75∼78도) 설정할 것을 권고했다가 “정부가 국민들에게 에어컨 온도를 강요하면서 정작 정부 청사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비난이 일자 철회했다.

맘다니는 10월부터 1년간 체결·갱신하는 뉴욕시 ‘임대료 안정화 아파트(rent-stabilized apartment)’ 임대 계약에 대해 임대료 동결 조치도 시행할 예정이다. 임대료 안정화 아파트는 민간 주택이지만, 세제 혜택을 받는 대신 임대료 인상 폭과 계약 갱신 등에 있어 정부의 규제에 따라야한다. 집주인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기존 세입자와 계약을 갱신해야 하고, 세입자는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로 장기간 거주할 수 있다. 약 100만 가구로, 뉴욕 전체 임대 주택 물량의 41%에 달한다.

맘다니의 공약대로 임대료를 동결할 경우 주택 노후화가 가속하고, 건물주가 손해를 보며 임대하는 대신 주택 공급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맘다니는 뉴욕 최초의 무슬림 시장이다. 1991년 우간다의 인도계 가정에서 태어났다. 유년 시절 미국으로 이주해 2018년 시민권자가 됐다. 2020년부터 뉴욕주 하원의원으로 일하다 올해 1월 뉴욕시장에 취임했다. 민주사회주의자를 자처하며 임대료 동결, 무상 보육 및 교통, 부유세, 경찰 예산 삭감 등 강경 진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김기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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