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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닉 8% 떨어진 날 50% 급등…레버리지 ETF, 증시 폭탄됐다

중앙일보

2026.07.05 02:37 2026.07.05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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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10% 가까이 급락해 8,200선을 간신히 지키며 마감한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910.71포인트(9.99%) 내린 8,203.84로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10% 가까이 급락해 8,200선을 간신히 지키며 마감한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910.71포인트(9.99%) 내린 8,203.84로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 한 달여 만에 국내 증시의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부상하면서 금융당국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자금이 몰리며 몸집은 불어났지만, 가격 왜곡과 변동성 확대 등 부작용도 커지고 있어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ㆍ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4종(인버스 제외)의 지난 3일 기준 시가총액은 13조5666억원에 이른다. 출시 첫날인 5월 27일(4조8836억원)과 비교하면 17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상장 좌수도 2억좌에서 5억9000만좌로 3배 가까이 늘었다. ETF는 수요가 증가하면 운용사가 신규 설정을 통해 추가 좌수를 공급하는 구조인 만큼, 상장 좌수 증가는 실제 자금 유입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14개 상품의 하루 거래대금도 출시 첫날 9조7884억원에서 지난 3일 12조8271억원으로 31% 증가했다. 사실상 ETF 전체 시가총액(13조5666억원)의 95%에 달하는 금액이 하루 동안 거래된 셈이다.

이에 따라 출시 이후 삼성전자ㆍ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품의 누적 거래대금은 269조7000억원에 달한 반면, 증시대기 자금은 급격히 줄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자금으로 불리는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일 기준 119조9264억원으로, 지난 4월 16일 이후 약 두 달 반 만에 120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반도체 랠리를 좇은 개인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면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등 고위험 상품 거래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실제 성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레버리지 ETF 출시일인 지난 5월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0.8%, 8.1% 상승했다. 하지만 일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의 수익률은 1~3%대에 그쳐 기초자산 상승률에도 못 미쳤다. 레버리지 ETF는 하루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할 뿐, 장기 수익률이 기초자산의 2배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단기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ETF 시장가격이 실제 가치인 순자산가치(NAV)와 크게 벌어지는 이상현상도 나타났다. 지난달 8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 가격은 SK하이닉스 주가가 8% 하락한 날 오히려 50% 급등했다. 정상적인 경우라면 2배 레버리지 구조에 따라 16%가량 하락해야 했지만, 매수세가 급격히 몰리면서 ETF 거래가격이 실제 가치보다 높게 형성된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서 이처럼 괴리율이 기준치(6%)를 초과해 공시한 건수는 지난달 57건에 달했다.

부작용 우려가 커지면서 당국도 경고음을 내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에게 제출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위험성 관련 서면질의 답변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쏠림 현상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고, 일일 리밸런싱과 현ㆍ선물 차익거래 등을 통해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상존한다”며 “주가 조정 시 개인 투자자의 손실이 확대될 뿐만 아니라 환매 증가 또는 포지션 리밸런싱(재조정) 등을 통해 주가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한은이 지난달 24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해 “국내 투자금의 해외 유출 방지와 해외 자금 유입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던 것과 온도 차가 있다.


하지만 현재 금융당국이 꺼낼 수 있는 대응 방안은 많지 않다. 거래 규모 제한과 같은 강한 규제는 투자자 반발과 시장 충격을 초래할 수 있다. 레버리지 배율을 2배에서 1.5배로 낮추는 방안도 기존 투자자의 손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예탁금 기준 강화, 사전교육 요건 강화, 신규 레버리지 ETF 출시 제한 등이 거론되지만 이미 확대된 위험 노출을 단기간에 줄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우선 가격 왜곡과 괴리율 확대를 막기 위해 유동성공급자(LP) 관리 강화 등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미세 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TF는 LP가 지속해서 매수·매도 호가를 제시하며 시장가격과 NAV간 격차를 줄인다. 즉 LP가 시장조성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도록 관리하겠다는 의미다. 또 금융감독원은 오는 13일 주요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을 소집해 간담회를 열고, 리스크 관리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에 대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시점이 시장 과열 우려가 커지는 시기와 맞물렸다”며 “신용대출 등을 활용한 투자까지 늘어난 상황인 만큼 개인 투자자 손실 문제에 그치지 않고 금융권리스크로 번져 시장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다영.오효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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